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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울 Yeouul Aug 19. 2022

호주 겨울 기온이 갑자기 18도, 바다에 갔다

호주에서의 일상은 신기하다


호주는 한국과 계절이 반대이다. 8월인 현재 한국이 여름이면 호주는 겨울이다. 그렇지만 한국 겨울만큼 춥지는 않다. 지난 7월 한 겨울에 갑자기 멜버른의 기온이 18도까지 올라갔다. 폭염과 가뭄, 홍수 등 병을 앓고 있는 지구의 증상이 아니다. 멜버른은 원래 날씨가 이상하다. 비가 오다가 갑자기 해가 뜨기도 하고 비가 내린다고 하고 맑기도 하고 흐리다가 갑자기 날이 따뜻해진다. 그래서 멜버른에 살면 일기예보를 거의 믿지 않게 된다. 그래도 아무렴 겨울인데 18도까지 기온이 올라가니 벌써 봄을 맞이한 것처럼 괜히 설레었다.







매일 춥고 비구름이 잔뜩 낀 날씨가 멜버른의 평범한 겨울이다. 그런데 7월 마지막 주말에 구름 한 점 없는 18도의 따뜻한 날씨가 한겨울에 찾아오니 많은 사람이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왔다.




오랜만에 맞이한 따뜻한 날씨를 놓칠세라 나는 멜버른 근교에 있는 윌리엄스타운(Wiliamstown)에 방문했다. 멜버른 시티에서 차로 30분이면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이다. 윌리엄스타운에는 항구와 해변이 있으며 여름에는 가족이 즐겨 찾는 휴양지이다. 이런 휴양지가 집에서 30분 거리에 있다는 건 호주 일상의 큰 혜택이다.







갑자기 날이 따뜻해지니 내 머릿속엔 바다가 떠올랐다. 가깝지만 자주 찾지 않았던 윌리엄스타운을 오랜만에 방문했다. 그런데 너도나도 다 같은 마음이었나 보다. 점심을 먹을 때쯤인 오후에 도착했는데 근처에서 축제가 있었나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나 많은 사람이 거리에 있었다.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해 골목골목으로 들어가 겨우 주차하였다.




일단 보고 싶었던 바다를 보기 위해 항구로 갔다. 항구를 산책하고 주변 가게를 구경하였다. 점심시간이어서 사람이 바글바글했고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여기저기 식당을 둘러보았다. 요즘 은근히 꽂힌 멕시코 음식이 생각나서 멕시코 식당에 들러 맥주와 브리토를 먹었다.







호주에서의 일상은 신기하다.


별거 아닌데 감사하고


별거 아닌데 여유롭고


별거 아닌데 좋다.







사실 특별한 건 한국이 훨씬 더 많은 것 같다. 그런데 어디를 가나 사람이 많은 한국에선 뭔가 다 치열하게 느껴진다. 심지어 맛집 방문도 힘들다. 맛집을 가기 위해서는 줄을 서야 하고 핫한 게 생기면 모두 이에 집중한다. 그렇지만 이것이 한국에서 누릴 수 있는 하나의 재미이기도 하다.




한국과 호주 저마다 다른 매력이 있을 뿐이다.







호주에 대한 글을 쓸 때마다 나는 쓰고 지우기를 여러 번 반복한다. 한국은 각박하고 호주의 삶을 찬양하는 것처럼 느껴질까 조심스럽다. 호주에 사는 외국인으로서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감정과 삶을 글에 담는 것일 뿐이지 어디가 더 낫다고 말할 순 없다.




호주에 사는 한국 사람이라면 대부분 공감할 것이다. 호주에서 사는 것이 좋다고 한들 우리는 모두 한국을 마음에 품고 있다. 언제 가도 좋은 곳이 한국이다.







일러스트레이터 여울(Yeouul)

<빈티지의 위안>, <멜버른의 위안> 저자


Instagram: @yeouulart@yeouul_illustrator

Youtube: 여울아트(Yeouul Art)ㅣ 여울여울

Website: https://yeouul.creatorlin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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