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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굽는 시골 책방

한적한 시골, 그곳엔 책을 구워주는 책방이 있다?!

by 여울LEE


오늘도 부지런히
책을 구워냅니다.

그들에게 필요하고,
그들이 원하는 걸
기꺼이 주고 싶으니까요.
/



[ © 여울LEE / 시골 책방의 풍경 ]



푸른 하늘이 졸린 잠을 깨워내 듯,

유유히 숨결 흘려내는 시골의 한 귀퉁이.


오고 가는 이가 도시처럼 많진 않지만,

새들과 이따금씩 찾아오는 아궁이에 몸 누인

장작 향기가 시골을 아늑하게 메운다.


이곳에 있는 낡은 책방 굴뚝 사이로

이른 아침을 감싸는 따뜻한 김들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다.


그리고 책방 출입문에 붙어 있는 이상하게도

매력적인 안내 문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 매일매일, 새로운 책을 직접 구워냅니다.
힘든 삶에 지친 여러분. 들어오세요! /




[ © 여울LEE / 시골 책방에 들어가다 ]



“딸랑-!”

문이 열리자, 출입문에 달려있던 종이 힘차고

경쾌하게 책방 전체에 울려 퍼졌다.


카운터처럼 보이는 자리에 있던 한 남자가

방긋 웃으며 말을 건네 왔다.


“어서 오세요. 시골 책방입니다. 반갑습니다. “


남자의 미소엔 왠지 모를 편안함과 여유로움

묻어나, 보는 이로 하여금 차분함을 느끼게 했다.


”저기, 정말 이 책방에선 책을 구워내나요?

책을 어떻게 굽는다는 거죠? “


이윽고,

들뜬 호기심이 가득 채워진 눈동자와

푸근함이 가득 채워진 눈동자가 만났다.


“네. 개인마다 지니고 있는 감정, 상황 등에

맞춘 내용을 담아 책을 반죽하고, 구워내고

있답니다. “


아직도 미심쩍다는 눈동자에 바짝 다가 선

진실의 눈동자가 더욱 또렷하게 빛을 냈다.



“그럼 제가, 손님께 아주 알맞은 책들로

구워오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




[ © 여울LEE / 따끈따끈! 책이 구워졌습니다 ]



뚝딱뚝딱, 퉁! 두둑!

주방에서 들려오는 책 만드는 소리에 내심

마음이 들썩거린다.


과연 정말 책이 구워져 나올지, 어떤 내용들이

담겨 나올지에 대한 기대가 한 껏 오른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 뒤.


주방에서 나오는 남자의 손엔, 쟁반 가득

뜨거운 김 뿜어내는 여러 권의 책들이

쌓여 있다.


남자는 책들을 건네주며 말했다.

“아마, 지금은 이 책들이 필요할 거예요.

상처 난 마음엔 공감과 위로의 따뜻함이

함께하면 좋으니까요. “


어떻게 알았을까 그는.

내면 깊이 상처가 있었음을.



남자의 묘하게 신기한 웃음을 뒤로하고,

책을 들고 자리를 찾아갔다.




[ © 여울LEE / 책 굽는 시골 책방, 힐링타임 ]



이른 시간이지만 책방 내부 곳곳엔

이미 착석한 채, 책을 읽는 이들이 많이 보인다.


이들 대부분, 얼굴에 그늘이 미세하게 남아

깔려있었지만. 그 위론 편안함과 안심의 행복감이

겹겹이 쌓여있었다.


이들처럼 희망을 얻고, 구워져 나온 책에 대한

호기심도 풀기 위해 조심스레 책을 펼친다.



순간 입에서 “아!” 하고

감탄사가 저절로 튀어나온다.



남자는 내게 씽긋 웃어 보였다.

나는 놀란 눈으로 남자를 쳐다본다.


그리고 이내 겹겹이 쌓여간다.

이들처럼.


/


남자가 말했다.


“힘들고 지칠 때, 언제든 찾아오세요.

저는 한결같이 이 자리에서

그저 열심히

책을 굽고 있을 겁니다.


모든 이들의 행복을 위해서 말이죠. “

.

.




/ 이번화에서는 삶이 지치고 힘겨울 때, 어딘가

기댈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위로와 힘이 된다는 내용을 담아봤습니다.



보통, 복잡한 감정을 보듬어 줄 수 있는 수단으론

음악이나 영화 등 다양한 것들도 있지만.


글이 주는 치유의 영향력 또한

굉장하다고 생각합니다. (방긋)



저도 이번 글을 쓰고, 삽화를 그리면서

저도 저런 책방이 있다면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걸 보니 ‘휴식’이 필요한

타이밍인가 봅니다. (ꔷ̥̑.̮ꔷ̥̑)!




같이 힘내 볼까요? ʕ¨̮ʔ*


그리고, 언제고 함께 가봐요.

저 시골 책방으로. ꒰ᐡ⸝⸝ʚ̴̶̷̷ · ʚ̴̶̷̷⸝⸝꒱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화에서 만나요. :D







[ 오늘의 삽화 ] 책 굽는 시골 책방

© 여울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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