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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owman, Tom :)

찬 바람이 부는 겨울에, 다시 만나러 올게.

by 여울LEE


언제고 계절이 흘러
겨울이 될 때면.

그 겨울마다, 너의 곁에
항상 내가 있을게.
/


[ © 여울LEE / 창 밖을 보렴. 스노우맨 톰이야! ]



“아니야! 눈이 내리지 않는 겨울은 싫어!”


어느 집 담장 너머로, 아이의 우는 소리가

바람소리처럼 차갑고 날카롭게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좀처럼 진정이 되지 않는 아이의 울음에

곁에 있던 아주머니는, 아이를 달래려

한 겨울 속 열기 오른 땀을

닦아내느라 바빴습니다.


그때.

어디선가 몰아쳐오는 겨울바람이

휘잉휘잉, 톡톡. 창문을 건드리며 아이에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아주머니는 울고 있는 아이에게 말했습니다.

“저길 보렴! 스노우맨 톰이 왔구나!”


아이는 흐르는 눈물을 훔쳐내며

창문을 바라봤습니다.


“어? 정말이네?!”


창 밖에 있던 스노우맨 톰은 아주 예쁜

눈보라를 일으켜줬습니다.


눈 조각들이 휘날리며, 어두운 밤 풍경을

영롱하게 밝혀주자 이내 아이의 얼굴에도

미소가 밝게 머금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고마워! 톰! ”



[ © 여울LEE / 눈썰매가 더 재밌으려면, 뾰로롱! ]



눈이 얕게 쌓인 눈썰매장엔, 많은 아이들이

더 많은 눈이 내리길 간절히 희망하며

두 손 모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느 정도의 눈이 쌓여야

눈썰매에 붙는 짜릿한 속도감. 그리고

푹신하게 덮인 눈 위로 안전히 탈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마침. 그 위를 지나가던 스노우맨 톰은

아이들의 간절한 바람을 바라보며 찡긋-

미소를 지어 보였습니다.


“휘잉휘잉- 후우-”


스노우맨 손 끝에서 새하얀 눈송이들이

바람을 타고 여기저기 내려갔고.


어느새 눈썰매장엔 더욱 겹겹이 쌓인 눈들이

아이들의 환호소리 따라 즐겁게 춤추고

있었습니다.


스노우맨 톰은 행복해하는 아이들을 뒤로한 채,

유유히 부는 바람 따라 날아갔습니다.



[ © 여울LEE / 콩콩콩. 겨울 발자국 ]



소복이 눈 내린 길 위, 그 누군가의 발걸음이

닿지 않은 곳에 제일 먼저 발자국을 찍어보는

재미가 쏠쏠한 겨울입니다.


스노우맨 톰은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고

즐겁길 바라는 마음으로, 눈이 녹아 사라지려 할

때마다 고운 눈송이를 날려주곤 합니다.


“뽀드득-뽀드득.”

사람들의 발 끝에서 경쾌한 겨울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면. 스노우맨 톰은 또

세상을 향해 눈을 뿌릴 준비를 합니다.


“우리의 계절, 겨울을 남기는 거야. “



[ © 여울LEE / 겨울이 되면 돌아올게. 또 만나자. ]



스노우맨 톰이 여기저기 분주히 사랑스러운 눈을

날려주는 동안. 시간이 조금 지났나 봅니다.


어느새 길 곳곳엔 푸른 새싹이 고갤 내밀고,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때가 됐나 보다.”


스노우맨 톰은 점점 녹아내리는 몸을 이끌고

자신이 좋아하던 나무 의자 위에 간신히

앉았습니다. 그리곤 이내 편안한 웃음을

머금으며 하늘을 한 번 쳐다보고, 앞에 있는

나무와도 상냥히 인사를 나눴습니다.



“찬 바람 부는 겨울이 되면. 찾아올게.

나무야, 하늘아, 푸른 새싹, 잎들아. 안녕!

우리 꼭 다시 만나자. “


스노우맨 톰은 그렇게 한 겨울을 지내곤

따뜻하게 내리쬐는 봄 햇살 곁에서

‘긴 여행’을 떠났답니다.


도로롱- 푸우-



[ © 여울LEE / Cafe 풍경 ]



/ 이번화에서는 겨울의 끝자락에서

봄을 맞이하는 감정을 스노우맨 톰에 빗대어

풀어봤습니다 :)


며칠 눈이 내린 뒤, 비가 지겨울 정도로

끈질기게 내렸었는데. 문뜩 머릿속에

우리의 겨울을 지켜주고 있는 스노우맨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겨울을 알차고 행복하게 만들어주던

스노우맨이, 다가오는 봄을 앞둔 채.


사람들에게 마지막까지 겨울을 선물하고

떠나가는 이야기를 구성하며, 제 안에서

겨울에 대한 어릴 적 동경심이 일어나기도

해서 즐거웠었습니다.


지금 어디선가 겨우내 열심히 임했던

스노우맨의 콧소리가 들리는 것 같네요.


아주 달콤하게 말이죠.

.

.



* 이삿짐 정리로 바빴던 일주일을 보내며

빠른 좋아요와 댓을 달지 못해 죄송합니다.


이제 어느 정도 정리가 끝나가니까

좀 더 활발히 쓰고, 소통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ᵕᴗ ᵕ⁎) !

작가님, 독자님들 모두 산뜻한 봄맞이하시길

바라겠습니다. ꒰ ྀིᐡɞ̴̶̷ ₃ ɞ̴̶̷ᐡ꒱~*







[ 오늘의 삽화 ]

© 여울LEE




+ 그림 제작 과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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