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여름날의 방학, 지금 떠올려 본다면.
방학이 필요한
어른들에게 전하는
그때, 그날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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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울LEE / 여름방학, 바다 ]
"와! 방학이다!"
뜨거움이 더욱 강렬해지는 여름,
시원한 얼음 조각처럼 더위 식혀주던
여름방학.
연일 폭염으로 인한 무더위와, 높은 습도가
숨이 막힐 때쯤이면
바다에 풍덩! 풍덩!
밀려오는 파도 따라 둥실둥실-
어푸어푸- 첨벙첨벙.
땡볕 아래, 하얗던 얼굴이
금세 붉어져도
즐거움이 까르르- 터져 나오지.
그런 여름방학.
[ ⓒ 여울LEE / 여름방학, 밤 풍경 ]
열대야가 기승으로 푹푹 찌던 여름밤.
마루에 앉아 시원한 과일들을 한 입.
"와그작!"
단맛 가득하게 잘 익은 수박과 자두,
씹을수록 아삭함이 올라오던 참외.
더위를 목구멍 뒤로 꿀꺽! 넘기며 바라보는
밤의 풍경.
그 속엔 반딧불의 빛이 가득 차,
어둠도 잠시 숨어버리는 아름다움이 있어.
그런 여름방학.
[ ⓒ 여울LEE / 여름방학, 늦잠 ]
"아이 엄마, 조금만 더 잘게요.
방학이니깐!"
해가 창문 너머로 고개 내밀며 기다리는
아침이 한 참 지나도, 이불 껴안고 쿨쿨.
다급한 알람 시계가 쨍쨍 소리 내며
흔들어 깨워도 쿨쿨.
늦잠 잘 수 있는 행복이 가득한.
그런 여름방학.
[ ⓒ 여울LEE / 여름방학, 일기 ]
"오늘은 이걸 했고, 아! 어제는 이걸 했었지!"
매일 쓰던 일기장엔 귀찮음의 먼지가
잔뜩 내려앉아 있어.
푸- 하고 숨을 불어 털어내.
종이 위에 여태껏 밀려진 이야기들을
그림으로 그리고, 글로 써내려 가.
그렇게 일기를 쓰다 보면
그때의 기억이 생생해져서
어느새 웃고 있는 얼굴.
누구도 재촉하지 않는, 나만의 방식과
시간의 흐르던.
그런 여름방학.
[ ⓒ 여울LEE / 여름방학을 떠올리며 ]
"일이 잔뜩 쌓였네. 언제 다 끝내지?"
어두워진 창 밖.
수많은 전등들이 여전히 빛을 내며
꼬르륵- 잠수하지 못하는 밤.
쥐고 있던 펜이 서류 위에 툭, 떨어지자
순간 두 눈이 깜빡거려진다.
"아, 지금쯤이면 방학 기간이겠구나."
무심코 달력을 보다, 피식 웃음이 새어 나온다.
"방학이라..."
몇 시간 내내 같은 자세로 앉아있느라
방석이 움푹 파인.
무거운 의자를 뒤로 밀어 빼고,
두 팔을 머리 뒤로 포갠 채 젖어든다.
여름날의 여름방학 속으로.
그런 여름방학.
[ ⓒ 여울LEE / 여름의 흔적 ]
/ 이번화에서는 여름방학을 즐기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어른의 마음을 담아 그리고, 글로 쓴
내용이었습니다.
길거리에 어느새 학생들이 많이 보이는
시기가 오면, 벌써 방학이구나 하고 저절로
알게 되기도 합니다.
또, 일이 잔뜩 쌓인 일상을 바쁘게 보내다 보면
가끔은 어른에게도 그 시절처럼.
여름방학이 찾아온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종종 들기도 한답니다.
방학은 소소한 즐거움과 아늑한 휴식이
이어졌던 어린 날의 행복감 그 자체였으니까요:)
방학이 그리운
어른들에게 이 글을
전합니다.
그럼 다음화에서 또 만나겠습니다. ( ❛ ֊ ❛„)♡
[ 오늘의 삽화 ] 여름방학 _ 회상 ( 回想 )
ⓒ 여울LEE
+ 그림 제작 과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