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 여름방학 _ 회상 ( 回想 )

뜨거웠던 여름날의 방학, 지금 떠올려 본다면.

by 여울LEE

방학이 필요한
어른들에게 전하는

그때, 그날들의 이야기.
/

[ ⓒ 여울LEE / 여름방학, 바다 ]



"와! 방학이다!"


뜨거움이 더욱 강렬해지는 여름,

시원한 얼음 조각처럼 더위 식혀주던

여름방학.


연일 폭염으로 인한 무더위와, 높은 습도가

숨이 막힐 때쯤이면


바다에 풍덩! 풍덩!

밀려오는 파도 따라 둥실둥실-

어푸어푸- 첨벙첨벙.


땡볕 아래, 하얗던 얼굴이

금세 붉어져도

즐거움이 까르르- 터져 나오지.


그런 여름방학.



[ ⓒ 여울LEE / 여름방학, 밤 풍경 ]



열대야가 기승로 푹푹 찌 여름밤.


마루에 앉아 시원한 과일들을 한 입.

"와그작!"


단맛 가득하게 잘 익은 수박과 자두,

씹을수록 아삭함이 올라오던 참외.

더위를 목구멍 뒤로 꿀꺽! 넘기며 바라보는

밤의 풍경.


그 속엔 반딧불의 빛이 가득 차,

어둠도 잠시 숨어버리는 아름다움이 있어.


그런 여름방학.



[ ⓒ 여울LEE / 여름방학, 늦잠 ]



"아이 엄마, 조금만 더 잘게요.

방학이니깐!"


해가 창문 너머로 고개 내밀며 기다리는

아침이 한 참 지나도, 이불 껴안고 쿨쿨.


다급한 알람 시계가 쨍쨍 소리 내며

흔들어 깨워도 쿨쿨.


늦잠 잘 수 있는 행복이 가득한.


그런 여름방학.


[ ⓒ 여울LEE / 여름방학, 일기 ]



"오늘은 이걸 했고, 아! 어제는 이걸 했었지!"


매일 쓰던 일기장엔 귀찮음의 먼지가

잔뜩 내려앉아 있어.


푸- 하고 숨을 불어 털어내.


종이 위에 여태껏 밀려진 이야기들을

그림으로 그리고, 글로 써내려 가.


그렇게 일기를 쓰다 보면

그때의 기억이 생생해져서

어느새 웃고 있는 얼굴.


누구도 재촉하지 않는, 나만의 방식과

시간의 르던.


그런 여름방학.



[ ⓒ 여울LEE / 여름방학을 떠올리며 ]



"일이 잔뜩 쌓였네. 언제 다 끝내지?"


어두워진 창 밖.


수많은 전등들이 여전히 빛을 내며

꼬르륵- 잠수하지 못하는 밤.


쥐고 있던 펜이 서류 위에 툭, 떨어지자

순간 두 눈이 깜빡거려진다.


"아, 지금쯤이면 방학 기간이겠구나."

무심코 달력을 보다, 피식 웃음이 새어 나온다.


"방학이라..."


몇 시간 내내 같은 자세로 앉아있느라

방석이 움푹 파인.


무거운 의자를 뒤로 밀어 빼고,

두 팔을 머리 뒤로 포갠 채 젖어든다.


여름날의 여름방학 속으로.


그런 여름방학.



[ ⓒ 여울LEE / 여름의 흔적 ]



/ 이번화에서는 여름방학을 즐기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어른의 마음을 담아 그리고, 글로 쓴

내용이었습니다.


길거리에 어느새 학생들이 많이 보이는

시기가 오면, 벌써 방학이구나 하고 저절로

알게 되기도 합니다.


또, 일이 잔뜩 쌓인 일상을 바쁘게 보내다 보면

가끔은 어른에게도 그 시절처럼.


여름방학이 찾아온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 종종 들기도 한답니다.


방학은 소소한 즐거움과 아늑한 휴식이

이어졌던 어린 날의 행복감 그 자체였으니까요:)



방학이 그리운

어른들에게 이 글을

전합니다.



그럼 다음화에서 또 만나겠습니다. ( ❛ ֊ ❛„)♡






[ 오늘의 삽화 ] 여름방학 _ 회상 ( 回想 )

ⓒ 여울LEE



+ 그림 제작 과정 :^)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