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빛나는 새벽맘 Apr 26. 2021

환생

다시 태어나다

나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지극히 평범한 한 사람이다.

평범하게 살기도 힘든 이 세상에서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 자체가 큰 행운일수도 있겠다.


그런 내가.. 이제 조금은 특별해지지 않았나 감히 생각하게 된다.

물론 비범함에 의한 특별함이 아니라.. 다시 0에서 부터 시작하는 삶을 갖게된데서 오는 특별함이라 생각한다.

첫번째 환생은 38세.. 늦은 나이에 결혼하면서다.

자유롭게, 어쩜 흥청망청 쓰고 다니던 내 시간과 돈(?) 대한 반성을 하게 된 결정적 계기를 맞이한 것이다.

결혼이라는 제도가 이렇게 세속적이었나?싶을 정도로 모든 것이 돈과 연관이 되어있었다.

나는 왜 그동안 부동산에 투자를 하지 않았나.. 왜 여행다니느라 저축이라는 것을, 투자라는 것을 제대로 하지 않았나..하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반성의 시간들.. 

나이만 먹었지 철없던 나의 싱글시절..그 시절의 나를 뒤로하고 결혼이라는 것을 하고 나는 내 집을 갖겠다는 일념 하나로 모든 것을 제로베이스로 세팅하고 다시 태어났다.


결혼 후 바로 첫째가 우리곁으로 왔다.

39세. 엄마라는 타이틀을 얻게되었다. 그동안의 이아무개씨는 복덩이의 엄마가 되었다. 나는 엄마로 다시 태어났다. 엄마나이 0세, 우리 아가와 함께 다시 태어났다.

결혼 전 나는, 아니 정확히는 아기를 낳기 전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은 나일정도로 나만 바라보고 산 사람인데.. 그다지 아이를 좋아하는 성격의 소유자도 아니었는데.. 아기를 낳고 보니 나의 정체성이 드러났다. 나는 고슴도치 엄마였고, 우리 복덩이는 고슴도치 새끼였다. 내 모든 생활의 중심은 우리 아기였고, 우리 아기의 컨디션에 따라 내 기분이 좌지우지될 정도로 모든 정성을 쏟았다..!


다리가 길어서.. 발이 빠져나온 걸로..^^;;;


만지면 부서질까 속싸개도 단단히 묶지 못했던 나지만, 조그만 입으로 젖병을 열심히 빠는 모습도 너무나 사랑스러웠고, 응가를 해도 "오구 오구~ 내 새끼 응가해쪄?! 아이고 잘했네~~~"를 입에 달고 살았다. 정말 나는 다시 태어난 것 같았다. 내가 이런 이쁜 아가(순전히 내 기준임. 도치맘 기준..!)를 낳다니..! 내가 그래도 그동안 착하게 잘 살았나보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잘 살겠다고 다짐했다.


그런 내 모습을 보면 우리 신랑이 한 마디 했다.

.

.

.

.

.

.

.

.

.

.

.

.

.

"나도 다시 태어나면 꼭 니 딸로 환생할꺼다.."

작가의 이전글 슬기로운 임신, 출산 생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