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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는 새벽맘 Apr 22. 2021

슬기로운 임신, 출산 생활

희망의 아이콘

38세 고령에 첫 임신을 한 나는.. 임신 테스트도 뭔가 몸의 변화를 느껴서 했던 게 아니었을 만큼 임신으로 인한 몸의 큰 변화는 없었다. 입덧도 없었다. 먹덧도 없었다. 그냥 평소와 다름없이 배고프면 먹고, 먹고 나면 조금 불편해서 평상시에 식욕이 별로 없는 정도였다.


임신기간 중 단지 고령이라는 이유 하나로 고위험 산모로 분류되어있던 터라 각종 검사 제안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보통 산모들이 하는 필수 검사 외에 단 한 가지도 받지 않았다. 기본 검사에서 이상수치가 발견되면 한다는 게 나의 기준이었다. 다행히 38세에서 39세에 이르는 임신 기간 동안 기본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된 적이 없어 추가 선택 검사는 하지 않아도 되었다.


임신 기간 동안 5주 과정의 태교 및 임신 출산의 이해라는 산부인과에서 진행하는 임산부 교육과정에도 참여했다. 그것도 퇴근 후 시간에. 그 정도로 열의가 넘쳤고 내 체력은 아무 문제없었다. 4월 초 출산을 앞두고 1월 중순경 휴직을 들어가서는 매일 임산부 요가에 하루 5 천보 걷기도 거뜬하게 해냈다. 주변에서 임신 8개월 산모가 이렇게 가볍게 걷는 건 처음 봤다 할 정도로 빠르고 가뿐하게 걸어 다녔다. 38세, 39세 나이가 너무 많다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나는 너무나 건강한 임신 기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렇게 나의 고령으로 인한 고위험 임산부의 시간은 흘러 흘러 드디어 출산의 순간에 다다랐다. 그렇게 많이 먹지도 않았고, 노산이라 스스로 임신기간 동안 운동에 식단 조절까지 열심히 했지만 담당 주치의가 아이가 너무 크다고 했다. 38주부터 유도분만을 권유했지만,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나는 아이가 나올 준비가 될 때까지 좀 더 기다리고 싶었다. 대부분 유도분만하다가 제왕 절개하는 게 수순이라는 이야기에 망설여졌던 부분도 있었다. 그렇게 버티다가 아이 머리가 10CM가 넘어가면 자연분만 힘들다는 의사의 협박성(?) 멘트에 39주 3일에 유도분만에 들어갔다.


내가 분만을 위해 입원했던 날 나 포함 총 6명의 산모가 출산을 위해 준비 중이었다. 그 6명 중 나는 초산인 데다 나이가 제일 많았다. 총 5개의 분만실이 다였는데 아마 내가 제일 늦게 분만할 거라 예상했던지 나는 분만실이 없어 분만 대기실에 누워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분만대기실에서 V질 하며 사진 찍는 여유만만 만삭의 임산부


그랬는데..!!!

"빨리 1번 방 산모님 빼고 대기실 산모님 들어가게 준비해주세요..!!!"

라는 간호사들의 급박한 소리와 함께..

그 날 6명의 산모 중 내가 1번째로 출산을 했다.

분만실에 들어간 지 한 시간 남짓만에 우리 아기의 울음소리가 병원에 울려 퍼졌다.


임신기간 동안도 입덧이라던가 별다른 이유 없이 보낸 나는 출산할 때도 무통 천국을 맛보았다. 분만실에 들어가서도 조산사님들과 웃으며 이야기하며 모든 과정을 소화했다. 조산사 선생님들이 산모님 운동 열심히 한 거 딱 보니 알겠다며 칭찬세례에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두려움 없이 출산과정을 즐기고 있었다. 임신기간 중 임산부 요가를 열심히 연습한 덕에 조산사님들이 요구하는 타이밍에 맞추어 힘주기도 아주 잘 해냈다. 우리 아기 울음소리가 나기 전까지 나는 소리 한 번 지르지 않았고 TV에서 봐왔던 그런 절박한 상황이 아닌 평온한 상태에서 3.2kg 건강한 딸을 품에 안았다. 39세의 내가 무려 자연분만에 성공한 것이다..!




임신기간 동안 입덧이라던가 조산위험 없이 거의 40주를 다 채우고 무통 빨(?) 확실히 받으며 자연분만에 성공한 나의 임신 출산 풀스토리가 지인들에게 공유되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결혼이 늦춰지고 있는 모든 여자 선후배 동기들에게 나는 희망의 아이콘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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