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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는 새벽맘 Apr 19. 2021

그 나이에 임신했다고?!

내 나이가 어때서..?!

첫사랑 이야기에서 다시 돌아가서, 남자들이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처럼 여자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임신 출산의 추억을 떠올려 본다.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여행에서 다녀온 지 한 달 남짓 지나고.. 신혼집도 이제 대충 사람 사는 모양으로 잡혀갈 무렵.. 연간회원으로 등록해놓았던 피트니스 클럽 회원 갱신기간이 다가왔다. 딱 그때 곧 그 날이 시작될 때라 그 날 지나고 나서 새로 등록하면 되겠다 하고 재등록을 잠시 보류해두고 있었다. 원래도 그다지 규칙적이지 않은 나의 생리 주기.. 겨우 3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시작하지 않길래 '설마..?' 하며 별생각 없이 약국 가서 임신테스트기를 사 왔다. 정말 그냥 말 그대로 그냥 해봤다. 임신을 기대하고 한 것이 아니라, 그냥 아니겠지 확인하고픈 마음으로 했다는 게 맞는 것 같다. 몸에 아주 작은 변화라도 느껴지는 게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오! 마이갓..!'

두 줄...!!

'정말 두 줄이야..?! 진짜 두 줄이라고..?!'

'뭐지? 뭐야..? 나 아직 건강 검진도 제대로 안 받았고, 임신에 최적화된 몸 상태도 안 만들어뒀는데..?!'



당황했다. 진심 당황했다. 결혼식 즈음해서.. 원래 술을 좋아하던 우리 신랑은 결혼을 핑계로 더 많은 술자리를 가지고 있었고, 임신하는 순간 바로 노산인 나는 엽산도 미리 챙겨 먹고 6개월 정도 사전 몸 관리를 해두고 임신을 하고 싶었다. 


그렇게.. 38세의 새댁은 결혼 두 달 차에 임신소식을 전하게 되었다.

양가 부모님들은 그동안 내색은 안 하셨지만 은근 걱정을 많이 하셨던 게 눈에 보일만큼 많이 기뻐해 주었다.

물론 친구들도, 직장동료들도 기뻐해 주었지만.. 다들

"대단한다! 그 나이에 바로 임신이라니..!"

라는 반응이 더 우세했다..

심지어 우리 친언니는 더 대놓고 

"이야~~~ 진짜 대단한데..? 그 나이에도 임신을 이렇게 금방 할 수 있다니..!"

하며.. 진심으로 나의 능력(?)에 대해 찬양해주었다. 

축하반 신기함 반. 딱 그런 반응들이었다.


병원에서도 각종 검사를 권유하며 나이 때문에 고위험 산모 군에 속하게 되어 의무적으로 안내드려야 한다는 멘트도 꾸준히 하셨다. 


에효.. 도대체 내 나이가 어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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