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함에 대하여
우울증과 불안함은 떼어낼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사람은 다 불안함을 느끼고 산다고 할 수 있지만 불안함의 강도와 빈도가 다른거 같다.
그리고 그 불안함이 트리거가 되기 쉽기 때문에 우울증 환자에게 불안은 취약한 부분이다.
나같은 경우는 불안함이 만연해 있기도 하고 쉽게 불안해지기 때문에 시시때때로 우울증 환자보다
불안증 환자 같다고 느낄때도 많다.
배달 하나를 시켜도 배달 기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눈을 떼지 못하고
택시 하나를 타도 택시가 어떤 경로로 움직이는지 어디쯤 왔는지 앱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강박이 심할때는 택배가 오기 전까지 베란다에서 밖만 바라본적도 적지 않다.
일상생활이 안될 정도였다.
사람 마음이 미래에 가있으면 불안하고 과거에 가있으면 우울하다고 한다.
그래서 현재를 살라고들 한다.
그런데 우울증 환자에게 현재는 불안하다.
현재가 불안해서 우울하다.
현재의 늪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인것 같다.
그것이 공허함의 늪인지, 상처의 늪인지, 괴리감의 늪인지 알 수 없지만
한날 한시도 삶에서 '자유롭다'라는 느낌을 받지 못해 이만 자유롭고 싶어 극단적인 생각을 계속 하게 되는건지도 모르겠다.
돈이 많으면 자유로울까도 종종 생각해본다.
사실 잘 모르겠다.
많은 부분 자유로워지겠지.
그런데 공허함은 채워지지 않을거 같다.
또 다른 이유를 찾아 나는 우울하고 불안할것 같다.
아끼고 살면 아끼고 살 수 있는 나는 오늘도 충동을 참지 못하고 있고, 소비의 이유를 찾고
공허함을 채우려 하고 있다.
이런 나를 보면 돈이 많다고 해결 될 것은 아닌거 같다.
숨통이 트인다고들 하는데 어떻게 하면 숨통이 트일 수 있는걸까.
나만의 산소 호흡기를 찾아야 하는걸텐데 우울증 환자에게 맞는 산소 호흡기란 무엇일까.
나한테는 한때 자해였고, 자살 시도였고, 충동 소비였다.
다 나쁜 것들이었다.
그나마 글을 쓰는 것, 책을 읽는 것이 그것들을 멈추는 일들이었을 뿐 숨통을 트이게까지는 해주지 못했다.
많은 환자들이 똑같은 경험을 나처럼 하고 있는 것이겠지.
누가 방법을 알려주면 얼마나 좋을까.
자유로울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면 얼마나 좋을까.
로또에 당첨되면 돼, 교회 다니면 돼 같은 와닿지 않는 꿈같은 이야기 말고 진짜 실질적인 방법.
그걸 못찾기 때문에 지금도 누군가는 극단적인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불안함을 느끼며 손을 물어 뜯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나를 상처내지 않기 위해 항상 손톱 젤 네일을 한다.
언제 내가 나를 상처 낼지 모르기 때문에.
상처를 내면 속은 후련할지 모르지만 흉은 오래가니까.
나도 나에게 많은 상처를 내봤지만 흉은 오래 아프고 좋지 않은거란걸 느꼈다.
당신도 스스로에게 상처 내는일만큼은 멈췄으면 좋겠다.
불안하겠지만 자유롭지 않겠지만 멈추는 일을 찾았으면 좋겠다.
택시를 오래 봐도 좋다.
배달앱을 사십분씩 쳐다봐도 좋다.
상처내지는 말자.
아프잖아.
이미 우리는 아픈데 더 아프지는 말자.
조금 덜 아파보자.
자해도 극단적인 선택도 하고나면 너무 아프더라.
괜찮은척해도 너무 아프더라.
그러니까 멈춰보자.
멍때려도 좋으니까 그만 내려놓고 손잡아주자.
불안한거 누구나 그렇다더라. 환자여서 그런거 아니라더라.
그냥 내가 좀 더 오래 쳐다 볼 뿐이라더라.
그거면 됐지.
그냥 좀 오래 보는거면 됐지.
조금 이상하다고 못살건 아니잖아.
괜찮아. 조금 다를 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