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이 있어도 나의 하루는 계속돼야한다.

단순함의 미학

by 지하루

일상을 묵묵히 살아낸다는 건 꽤 대단한일이다.

단순하게 무엇도 생각하지 않고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건 크나큰 축복이다.

허무함도 없고 비관도 없는 그 삶은 얼마나 따스할까

그저 하루를 살아냈다는 뿌듯함이란 과분함도 바라지 않는다.

그냥 당연하다는 듯이 살아내는 것.

그 자체가 과분한 일인거 같다.


삶을 살아가면서 이유를 찾는 일을 자제하려고 한다.

사춘기가 되면서 사람들은 삶에 의문을 갖기 시작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의 사춘기는 끝나지 않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하루 한날 한시에 태어난 사람도 다른 인생을 산다.

근데 우리는 인생이 답답해서 사주를 보고 점을 본다.


생각해보면 뭐가 답답한지도 잘 모르겠다.

막연하게 내인생은 왜이럴까 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무한한 답답함만 쌓인다.

그런 내입장에서 오늘도 당연하듯이 아침에 해맑게 인사를 하고

또 하루를 그저 견디는것 없이 살아내는 모두는 대단하다.


'당연하다'의 의미를 되뇌인다.

당연한게 무엇이기에 우리는 당연하게 일을 하고 아침에 눈을 뜨고

사람들을 만나고 잠에 들까.


어느것 하나 유쾌하게 당연한것이 없는 나는 그런 당연함이 부럽다.

물을 마시는것, 양치를 하고 잠에 드는 것, 아침에 눈을 뜨는것까지 어느것하나 나에게는 당연한 것이 없다.


사니까 사는거지.

라는 단순한 말이 나에게는 가장 큰 수수께끼와도 같다.

대체 그 기분은 무엇일까.


요즘 꽤나 잘 흉내내고 살고있다고 생각한다.

닮아지려고 노력하고있다.

사니까 산다.

먹어야하니까 먹는다.

자야하니까 잔다.

이 단순함에서 오는 삶의 명료함이 얼마나 반짝이는지 사람들은 알까?


그 단순함을 쫓기위해 온힘을 다해 필사적으로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는걸

그들이 알까


아무 생각없이 눈을 뜨고 잠에 든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지 축복인지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여유를 가지고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오늘하루 수고하고 집에가 편히 몸을 뉘었으면 좋겠다.


나는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답을 한참동안 오래 찾아 다니는 기분이다.

때로는 가장 큰 오답이 정답처럼 보여서 실수를 하기도 한다.

삶을 포기하는것만이 정답처럼 보일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애초에 그런 선택지가 없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았다.

그냥 사는 사람들.

나의 영웅들.

오늘도 나는 애써 힘껏 그들을 닮아보려 노력한다.

오늘 하루 살아 냈으면 그걸로 됐다고.


당신도 오늘하루 살아냈고 이글을 봤고 잠에 든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담담한 담소를 나누듯 나의 이야기를 읽어줘서 고맙다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그런날이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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