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자카르타 발견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문득문득 감사함을 느낀다. 해외여행을 떠나기 힘든 이때에 나는 어쩌면 이 곳에 여행을 온 셈이니 말이다.
이국적인 곳에서 인도네시아어와 영어로 소통하며 다른 문화를 매일 접하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에 있으면 더 나다워질 수 있다.
하얀 바지에 하얀 점이 있으면 안 보이지만
그 하얀 점이 파란색 셔츠 쪽에 옮겨 가면
눈에 확 띈다.
주변 환경이 다 파랗기 때문에
자신의 존재, 정체성 = 하얀 점이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다
출처: 타일러 라쉬 - 떠나야 보이는 것들
몇 년 전, 타일러 씨가 했던 말이 인상적이어서 메모해 뒀었다.
참 기가 막힌 비유다.
한국, 한국어, 한국인과 떨어져서
온통 이국적인 색채, 언어에 둘러싸여 있으면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게 되고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이 많아진다.
SCBD 쪽으로 이사를 오면서 가장 좋은 건 역시 맘껏 걷는 일이다. 깨끗하게 정비된 인도. 고층빌딩 숲 사이사이를 걸으며 서울의 삼성동이나 을지로 빌딩 숲보다 어쩌면 더 깨끗하게 잘 되어 있는 도보가 아닐까 생각했다.
오늘은 또 다른 코스로 걷다 보니 미처 몰랐던 풍경들이 하나 둘 눈에 들어온다. 야외 테라스가 있는 스타벅스도 발견했다.
외국에 나가면 구글맵을 참고해 여기저기 나만의 장소를 발견하는 게 가장 행복했다. 작은 발견과 감동. 그런 반짝이는 마음과 눈으로 하루하루 지낸다면 일상이 감사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설렘이 생긴다. 내일은 또 어떤 발견을 할까. 내 맘에 쏙 드는 무언가와 만날 것 같은 기대감. 인생은 그런 막연한 설렘과 기대감으로 힘내서 살아가는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아이다 미츠오 선생 말처럼 그런 사람은 나이를 먹어도 마음속 주름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