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하나 차근차근 둘러보고 싶은 마음
봄봄이는 이렇게 하나 하나 찬찬히 물건 이름을 다 말한다. 포크가 세 개 들어있으면 포크, 포크, 포크. 그리고 옆에 있는 도넛, 컵 이렇게 순서대로 다 말한다. 엄마가 옆에서 같이 봐 주길 바랄 때도 많다. 난 이럴 때는 또 느긋하질 못 해 속으로 언제까지 저렇게 앉아있을 생각이지? 싶은데 봄봄이는 그런 내 맘과 달리 하나 하나 꼼꼼히 보고 싶어한다. 차라리 얼른 하나 사서 나가고 싶어 “하나 사 줄까?” 물어보면 고개를 젓는다. 사지는 않고 그냥 보는 게 좋단다.
그런데 남편이 자기가 어릴 때 그랬다고 한다. 장난감 가게에 들어가면 몇 분이고 아주 오래오래 장난감을 하나 하나 다 둘러보고 싶었다고. 봄봄이가 그런 아빠를 꼭 닮았다. 어느 날 남편이 봄봄이에게 어릴 때 아빠도 그랬다고 말하니 봄봄이는 “어린 아빠 사랑해”라며 마치 어린 시절 아빠를 꼭 안아주는 듯한 말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