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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예리 Oct 11. 2022

[뉴욕기] 11. 블록체인과 직지 feat.스타크넷

시야를 넓히면 큰 맥락에서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김건호 토폴로지 대표는 '도어랩스'를 통해 처음 인연이 닿았다. 지난해 도어랩스는 휠카드 NFT를 발행해 장애인 장학기금을 마련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패럴림픽NFT를 발행해 장애인 체육 후원 프로젝트도 추진했다. 김 대표는 도어랩스 공동 창업자다.


그와는 온라인으로 소통해왔고, 대면한 건 뉴욕이 처음이었다. 토폴로지는 도어랩스와 함께 11주간 교육 프로그램 '스타크넷하우스'를 후원했다. 스타크넷은 스타크웨어가 개발한 이더리움 레이어2 플랫폼이다. 스타크웨어는 스타크넷하우스를 마련해 전세계 인재들에게 무료로 스타크넷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나는 이날 오후 스타크넷하우스에 참가하는 인재들을 인터뷰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타임스퀘어 부근 일식집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약 한 시간 남짓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레이어2 플랫폼에 대한 그의 진심이 느껴졌다. 직지심체요절, 구텐베르크 인쇄기를 넘나드는 대화에서 새로운 표현을 배웠다. 블록체인과 관련없어 보이는 역사적 발명에서 통찰을 얻는 지혜를 엿보았다. 시야를 넓히면 큰 맥락에서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읽고 듣고 생각하고 곱씹고 글로 정리하는 작업을 습관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이 글을 쓰면서 다시 다짐한다.


김 대표와 식사를 마치고 처음으로 뉴욕에서 우버를 탔다. 한국에서 설치해 둔 UT 앱을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 10년 전 인도 여행할 때는 택시 타기 전에 늘 흥정을 해야 했다. 바가지를 쓰지 않으려 한껏 예민했던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며 여행하기 참 좋은 세상이 됐다고 생각했다.(라떼는 말이야를 느낄 때마다 흠칫 한다.)


힙스터의 성지라 불리는 뉴욕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에 도착했다. 인재들이 원했기에 윌리엄스버그에 스타크넷하우스를 마련했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에어비앤비로 장기간 빌린 주거 공간이었다. 한적한 주택가에 연두색 집이 보였다. 

계단을 올라가 문을 두드릴 때 미드 속 등장 인물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날 인터뷰를 하면서 인상 깊었던 점은 이들이 11주간 스타크넷을 공부하기 위해 이곳에 모였다는 사실 그 자체였다. (스타크넷하우스 인터뷰 기사는 디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개발 경력이 전혀 없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인재까지 저마다 이력이 다양했다. 이들은 장래성이 있다는 판단이 서면, 행동으로 옮겼다. 앞서 점심 때 만났던 김 대표도 마찬가지였다. 특정 분야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행하는 모습이 근사했다. 돌이켜보면 그간 만난 많은 사람이 이 같은 삶을 살고 있다. 내 삶의 모습은 나 스스로에게 '진심'인지 궁금해졌다.

윌리엄스버그를 향해 가는 우버 안. 바깥 풍경이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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