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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린꽃 Jun 27. 2024

내가 사는 곳을 여행하기

푸른 화천의 여름


오로지 푸른 자연만 있는 곳, 화천.

강원도에서도 제일 위의 끝자락에 위치한 우리 집.


남편을 따라 아는 사람 하나 없는 화천에 시집

이 곳의 주민이 된지 벌써 4개월이다.
화천이 꽁꽁 얼어붙었을 때 처음 왔는데 어느덧 여름의 한가운데에 와있다.
처음 왔을땐 너무 추웠는데 잠시 선선하다가 여름에 진입하자마자 찜통같은 더위가 덮쳐서 한동안 힘들었다.

강원도는 여름도 시원할거라 생각했던 건 내 오산이었다.


아무렴 괜찮다.

그 어떤 고난도 이 곳의 자연과 함께라면 감수할 수 있다.


화천 꺼먹다리에서 보는 풍경

이 전날 비가 많이 내렸는데,
다음날 낮이되자 날이 맑게 갰다.
푸른 하늘이 보이기 시작하는걸 보곤 오늘은 내가 사는 곳, 화천을 여행해야겠다 싶었다.



우리 집은 마운틴뷰다.

읍내와도 멀어 가끔은 섬 속에 홀로 동떨어져있다는 느낌도 든다.

산 속에서 아침엔 새소리를 들으며 잠에서 깨고 ,

저녁엔 간간히 멀리서 개 짖는 소리만 들리는 이 곳.

 약간은 무료한 하루속에서 요즘의 나는 부던히 행복을 찾고 있다.

이 풍경도 행복한 순간중의 하나이다.

밖을 봤을 때 예쁜 구름이 떠갈때 나는 구름들을 바라보고 있는걸 좋아한다.



날이 좋아 이 날은 남편과 한시간 거리의 화천읍내를 나갔다.

화천에 이사오고 읍내는 너무 멀어 처음 나가는거였는데,

읍내 가는 길 내내 강과 자연이 푸르러서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었다.


좌)산천어 아기들         우)황금송어 아기들


화천에서도 구석으로 깊이 들어오니 알려지지 않은 화천의 작은 아쿠아리움인 토속어류생태체험관에서 다양한 민물고기들을 볼 수 있었다.

입장료도 무료였다.

주말임에도 사람도 없었고,

내가 몰랐던 귀여운 물고기들을 많이 봤다.



어류생태체험관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앞에  딴산유원지와 딴산폭포가 나온다.
인공폭포인데 규모가 꽤 크다.

바로 밑에 잔잔한 강이 흘러서 더욱 예뻤다.



자연 속에서 아기들이 물놀이를 하고있고,

주민들이 여기저기서 휴식을 즐기고 있었다.

모든 풍경이 참 평화로웠다.



인공폭포를 더 가까이서 보기위해 돌다리를 건넜다.



돌다리를 건너는데
물이 정말 투명하고 맑았다.

참지 못하고 고개숙여 손을 담궜는데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가까이서 보니 더 웅장하던 폭포.

폭포 소리를 들으며 이 곳의 풍경을 잠시 서서 감상했다.

내 마음 속 응어리들이 씻겨내려가는 기분이었다.


딴산유원지 근처의 꺼먹다리는

국가등록 문화유산이다.

옛 세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이 곳을 잠시 걸었다.



꺼먹다리에서 보는 뷰가 정말 예쁘다.

자연 속에서 숨 쉬는 순간이었다.

간간히 물고기가 튀어올랐고 학이 날았다.

불어오는 바람에 폭염에도 시원했다.

바람이 불 때마다 근처의 나뭇잎들이 경쾌한 소리를 내며 부딪히고 있었다.


여기서 내가 느끼고, 보는 화천이 너무 예뻐서
내가 화천에 사는게 문득 감사해지는 순간이었다.


정말 오래 간직하고 싶은 순간.


이외수 문학관

우리 집 근처에 내가 정말 좋아하는 문학관이 있다.

책과 문학을 사랑하는 내게 이 곳은 정말 행복한 놀이터이다.

집에 있다가도 종종 나가고 싶어지면 꼭 문학관을 나와 책을 읽는다.

푸르른 자연 속에 위치한 이 곳이 너무 예쁘고 편안하다.



이 곳에서 흐르는 계곡 물 소리를 듣다보면 내 마음도 청아해진다.

자연속에 있노라면 나 자신이 평화를 느끼는 순간들을 꽤 많이 마주친다.

한 순간, 한 순간이 소중하지 않을 수 없다.



높은 건물이 없는, 읍내의 정겨운 풍경들.

자연과 삶이 적절히 공존하는 예쁜 곳이다.


다른 곳은 장미가 질 때인데, 6월 말인 지금의 화천엔 장미가 예쁘게 만발했다.

화천이 모든 계절의 마지막자락인 게 나는 너무 좋다.

내가 사랑하는 계절을 끝까지 느낄 수 있으니까.



요즘의 나는 내가 화천 주민인게 꽤 마음에 든다.
이 푸르른 자연과 함께라면 이 곳에서의 내가,
 앞으로 외로움을 이기고 잘 살아갈거란 확신이 드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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