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산비 Mar 04. 2019

서양 건축사


임석재의 서양 건축사 1권 <땅과 인간>을 끝냈습니다. 다소 전문적인 용어들이 섞여 있어 독서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지칠 때마다 나타나는 프로네 님의 밑줄들이 저에게 많은 격려가 되었습니다.


기원전후를 기해 완성된 로마의 건축물들을 보며 이들이 이렇게 웅장하고 정교한 건물들을 지어 올릴 때 우리 선조들은 무얼 하고 있었나 하는 다소 우매한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와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를 읽은 것이 탄탄한 기초가 되어줍니다. 시대를 거시적으로 통찰하고 미시적으로 파고드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오늘 서양 철학사 책과 서양 음악사 책을 주문하였습니다. 내친김에 서양의 역사를 섭렵해보려 합니다.    


오늘 도착이시지요? 몸은 어떠신지, 아픈 데는 없는지 걱정이 앞섭니다. 뭐든지 큰일을 치르고 나면 허탈감이 밀려오게 마련입니다. 몸과 마음을 잘 추슬러 일상으로 복귀하시기 바랍니다.


달라진 건 없습니다. 세상은 그대로입니다. 세상이 달라지길 바라기보다는 나 스스로 변화의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보고 듣고 경험한 만큼 더욱 성숙하고 유연해진 자세로 삶을 헤쳐나가시기 바랍니다.    


2007 8.23     산비     



“우리가 대부분의 육체적 상처를 극복할 수 있는 것처럼 정신적 상처도 극복이 가능하다. 거절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때 따뜻한 미소와 함께 자신을 격려하고 성장의 기회로 삼는 용기가 있다면 삶이 더욱 풍부해지고 즐거워질 것이다. 거절을 당하더라도 이겨내는 힘, 바로 내 안에 있다.”    


도전하는 삶은 상처 받는 삶입니다. 그러나 상처는 새살이 메워줍니다. 매끈하고 고운 손보다는 굳은살 박힌 거친 손이 우리를 더 감동시키는 것은 거기에 삶의 진실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거절의 벽에 막혀 좌절하지 말고, 성장의 기회로 삼아 더욱 정진하는 우리가 됩시다.    


“연암의 글쓰기 법칙은 네 가지다. 첫째, 정밀하게 독서하라. 둘째, 관찰하고 통찰하라. 셋째, 원칙을 따르되 적절하게 변통하여 뜻을 전달하라. 넷째, 관점과 관점 사이를 꿰뚫는 ‘사이’의 통합적 관점을 만들라.”  

  

글 쓰는 법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많이 써보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 하지만, 원칙과 방법을 익힌다면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요?


낮게 가라앉은 하늘입니다. 바람에서 가을 냄새가 묻어납니다. 가을이 저만치 와있습니다. 보내주신 ‘존 고다드의  인생 목표’ 목록은 잘 받아보았습니다. 108가지의 목표를 이미 이루었다고 하니 대단합니다.    

 

서양건축사 2권을 읽고 있습니다. 초기 기독교의 형성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성경을 한번 통독해보면 좋겠습니다. 건축사에 대해서 공부하고 있지만, 로마 사회와 기독교의 초기 형성 과정이 많이 궁금해집니다. 예수가 죽고 그의 제자들이 복음을 전파하기 시작하여 기독교가 서방세계의 중심으로 파고들기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습니다.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기독교를 공인하고서 교회가 세워지고 종교적인 틀이 잡혀가는 서기 3-4세기의 과정이 의문스럽습니다.    


각론적인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읽다 보니 약간 지루해지는 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툭툭 튀어나오는 전문용어들도 책 읽기에 장애물입니다. 아직도 개념이 완벽하게 잡히지 않은 용어들이 많습니다. 트란셉트, 콜로네이드, 나이브, 아일, 엡스, 버트레스 등등. 그냥 문맥에 맞춰 대략 감을 잡고서 읽어나가고 있습니다. 인터넷에도 구체적으로 설명이 안 된 것들이 있습니다. 어떻게든지 내일까지 끝내보려고 합니다.    


‘라벤느’가 서로마의 수도였다는데, 그런 중요한 도시에 대해서 별로 아는 게 없습니다. 저의 무식이 여실히 드러나는 장면입니다. 부끄럽습니다. 공부는 역시 해도 해도 끝이 없고, 하면 할수록 할 게 많아집니다. 자꾸만 모르는 게 나오니 가슴이 답답합니다. 공부할 밖에요.   

 

2007 8월의 마지막 날.     산비     



“독일계 미국인 정신분석학자이며 사회학자였던 에리히 프롬은 윤리학의 중요한 대안으로 ‘~로부터의 자유(소극적 자유)’보다는 ‘~를 위한 자유(적극적 자유)’의 달성을 강조한다.”    


목적 있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이루어야 할 꿈이 있는, 달성해야 할 목표가 있는, 그리고 목적하는 바가 있는 삶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서는 다른 것을 조금 희생하더라도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용기와 신념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자유는 쟁취하는 것입니다.


한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 하나의 열매를 맺기 위해 열심히 광합성을 하고 물을 길어 올려야 하듯이, 농부의 땀 흘림이 있어야 쌀을 얻을 수 있듯이, 뼈를 깎는 산고 끝에 아이가 세상에 나오듯이, 세상에 그냥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고통을 감내한 자만이 승리의 기쁨을 맛볼 수 있습니다. 고통의 크기가 큰 만큼 희열의 크기도 커집니다.     


유럽여행이 비록 힘든 여정이었을 테지만, 프로네 님의 앞으로의 삶에 분명 커다란 자산이 되어줄 것입니다.  

   

2007 9.3      산비     



“좋은 것(good)은 위대한 것(great)의 적이다. 위대한 삶을 사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대개의 경우 좋은 삶을 사는 것으로 족하기 때문이다.”   

 

“고정관념 깨기를 생활화한다는 것은 용감해진다는 것을 말한다. 전례, 관례, 선례에 얽매이지 않고 용감하고 진취적으로 생각하는 개인이나 기업은 어떤 상황에서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좋은 것에 그냥 안주해서는 위대한 삶을 살 수 없습니다. 꼭 위대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지금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서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조금 더 성숙하고 발전된 ‘나’를 위해 노력하다 보면 어느 순간 위대하고 빛나는 삶을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생의 밝음을 유지하면서 생의 깊이를 얻고자 하고, 깊이의 느낌을 유지하면서 생의 앞을 내다본다.”


멋진 말입니다. 밝음과 깊이 그리고 선견. 이 세 가지를 갖춘 사람은 진정 멋진 사람입니다. 내면적으로 더욱 아름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은 하기아 소피아(성스러운 지혜)의 세계에 푹 빠져 있었습니다. 로마의 판테온에 비유되는, 비잔틴 건축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건물입니다. 건물의 설계를 물리학자와 수학자가 맡았다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원, 반원, 정사각형, 직사각형, 사다리꼴로 구성되는 강한 기하적인 특성을 가진 건물입니다. 사각 평면 위에 돔을 세운 ‘펜던티브 돔’ 기술이 꽃입니다.  


비잔틴 초기 유스티니아누스 시대, 그리고 이어진 암흑기, 다시 르네상스에 이르는 건축사를 공부하였습니다. 피상적이기는 하지만 당시 서양사의 흐름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곁들여있어 공부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 깊이가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책을 읽을 때는 책 내용에만 집중해야 하는데 끊임없이 파고드는 잡생각들로 조금 애를 먹었습니다. 어떤 때는 눈으로는 페이지의 끝에 와 있는데, 도무지 무슨 내용을 읽었는지 알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습지요? 순간에 집중하는 정신력이 필요합니다. 무량 스님이 말하던 ‘오직 할 뿐’의 진리. 일을 할 땐 일을 할 뿐, 책을 읽을 땐 책을 읽을 뿐, 운동을 할 땐 오직 달릴 뿐, 산에 오를 땐 오직 오를 뿐. Simple Life. 조금 단순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편안한 밤 되십시오.    


2007  9.4      산비    

매거진의 이전글 영혼의 창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