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무게
진짜 연대는 상대를 안심시키는 일이 아니다.
연대는 그가 선택한 길을 끝까지 완주하게 만드는 힘이다.
그 힘은 따뜻한 공감이 아니라,
때로는 냉혹한 집행의 언어로 나타난다.
우리는 연대 안에서 망설이지만,
그 망설임은 종종 미안함과 두려움을
‘고민’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한 피동적 안주에 가깝다.
중요한 것은 흔들림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어떤 언어로 꺼내놓느냐다.
도망의 언어는 감정으로 가득 차 있고,
사유의 언어는 가치와 판단으로 구성된다.
진짜 연대는 상대의 피동적 항복을 받아주지 않는다.
대신 그가 스스로 선택한 방향에서
자기 자신을 배신하지 않도록 붙잡는다.
연대는 감성적 위로가 아니다.
같은 방향을 향해 노를 젓고 있다는
차가운 합의에 대한 신뢰다.
길가메시를 영웅으로 만든 것은 힘이 아니라,
그의 망설임을 집행한 엔키두의 통찰이었다.
그 사유의 연대는 <결핍의 재구성>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