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정말 중요한 일 하고 있는 거야!

by 정예슬


미슐랭 빕 그루망에 선정된

흑백요리사 황진선 셰프의 중식당을 다녀왔다.

요 근래 먹은 음식들 중에 가장 맛있었다.

그동안 먹었던 멘보샤와 차원이 다른 맛.

궁금하신 분은 합정 '진진' 살포시 추천♡



맛보다 더 좋았던 건 대화였다.

바닥을 치고 땅굴까지 파고 들어간 나였고,

그냥 어떻게 되겠지... 하는

몹쓸 심정으로 나갔던 자리인데...

사람 일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스치듯 흘린 말 한 마디에

이토록 큰 힘을 얻게 될 줄이야...

온 에너지를 다 쓰고 소진되어 오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과 달리

정말 정말 큰 힘을 얻고 왔다.


"지금 너무 잘하고 있는 거야.

학교 다녀왔는데 엄마가 집에 있다는 거.

그거 하나로도 정말 큰 일 하는 거야.

너무 몰아붙이지 마."



"이것저것 다 해보는 게 맞는 거야.

결국 하고 있는 모든 일이 다 연결되어 있어.

잘 하고 있는 거야."


결국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은

잘 하고 있다는 말이었나보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지!

지금 열심히 해야지!

더 해야지 더더더!!!

그런 말들 속에서

지금보다 더 얼마나 해야하지?

얼마나?

어떻게?

지쳤었나보다.



호주 여행을 다녀와서

잠시 힐링했다 싶었는데

1주일 정도 7시간 수면 시간을 지켰다.

점점 줄일 수 밖에 없는 잠,

더 많아지기만 하는 일들,

그런데도 뭔가를 더 해야한다는 압박감,

집안일도 육아도 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



상을 치르고

5일간 SNS도 내려놓고

모든 일을 다 내려놓으니

다시 시작하는 게 엄두가 나지 않았다.

내가 그동안 이걸 다 어떻게 해왔나 싶어

다시 시작하려니 덜.컥. 겁부터 났다.

무작정 도망치고 싶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지금 정말 중요한 일 하고 있다!는

그 말 한마디에

다시 시작할 힘이 생겼다.

엎드려 절 받기였지만,

아들이 써 준 쪽지도 큰 힘이 되었다.


"엄마의 모든 날은 빛을 발할거야!"



그 무엇보다

내가 나를 안아주지 못했던 것 같다.

지금도 충분하다고 말해주지 못했다.

아니 진심으로 그렇게 믿어주지 못했다.

이젠 진짜 이렇게 생각해보려고 한다.


"지금도 충분히 충분해!"




매거진의 이전글열려라 역사논술! 북펀딩은 처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