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루한 시

悲淚

by 이정연


그 누구도 보지 않는 곳에서

그냥 그냥

울기로 했다.


환한 곳에서도 쏟아지는 눈물은

어쩔 수 없다.

내버려 둔다.


우리 모두를 격리시키는

이 시대가

나의 얼굴도 격리시키니

이 얼마나 아름다우냐.


나의 격리된 얼굴이

눈물범벅이 되어도

그 누구도 모르듯이,


그렇게 슬픔도

격리될 수 있다면

좋겠다.


당신의 슬픔도,

나의 비애도.

그것들로부터 숨을 수만 있다면.


영원히 슬픔도 비애도 없는 곳으로

누구의 손이든

잡고 도망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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