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빠르게 기차가 당신에게서 멀어진다.
함께 있어도 당신이 그리워,
몇 번이고 뒤에 당신이 있는가
돌아보고 또 돌아보았다.
당신이 나를 소중하게 품어주었다.
아기새를 품듯이
그렇게 나를 품고 또 품어주었다.
당신의 품에 안기니
당신 얼굴이 보이지 않아
당신 품에서 고개를 떼고 당신 얼굴을
하염없이 보았다.
당신이 나를 다시 품을 때
당신 볼에 내 눈꼬리가 닿았다.
왈칵하고 눈물이 터졌다.
볼이 젖어든 당신이 놀랐다.
정신 나간 사람이 대체 왜 이러는 거야,
마구 웃으며 나를 꾸짖듯이 말한다.
90년대
오래된 드라마에
문간방에 살던 청년이 있었다.
그가 기타를 치며 부르던 그 노래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그 촌스럽고 순박한 가사가 떠올랐다.
보고 있는데도 보고 싶어서
나는 울었다.
그토록 오랫동안 당신이 그리웠는데,
이제는 그립지 않을 때도 되었는데
나는 사정없이, 하염없이 당신을 그린다.
거리를 잴 수 없을 만큼 가까이 있어도
당신이 그립다.
매일 밤,
스탠드 하나만이 불을 밝힌
나의 작은 문간방에서
그 드라마 속 청년처럼
'보고 싶다'는 말을 얼마나 반복하는지,
당신은 알까.
사랑은
어쩌면
그립다,는 말로 대체 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몰라.
당신도 늘 내가 그립다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