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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연 Oct 30. 2023

제목이 떠오르지 않는 오늘.



(037) 2023년 10월 30일 월요일


피를 몇 번 뱉었다. 처음 피를 보았을 땐 '살다 보면 목에서 피도 한 번 나오는게지.'하고 넘기려 하였는데, 진진에게 말했더니 꼭 병원에 가서 물어보란다. 코로나 이후 목에서 피가 나는 사람에 대해 검색해 보았으나, 흔한 일은 아닌 듯했다.

진진이 당부를 했지만, 그 당부를 좀 묵혀두었다. 그러고 나서 또 피를 서너 번 더 뱉고 난 오늘, 병원에 가서 물었다. 간밤에는 코가 막히고 목이 아파서 잠을 설쳤다. 목소리를 들으니 '곧 죽겠다'며 소중한 그가 엄청 걱정을 했다. 그 정도는 아닌데... 퍽 안쓰럽게 들렸나 보다.


병원에 가서 얘기했다. 목에서 자꾸 가래가 끓다 보니, 의식적으로 가래를 빼내기 위해 기침을 크게 했다. 그러다 맑고 붉은 피를 여러 번 보았다고 말이다.

병원에 무수히 많은 환자들이 코로나를 겪었지만, 목에서 피가 났다는 사람은 또 정연씨가 처음이란다. 뭘 하든 이렇게 티를 내야 하다니.

기침을 세게 하면서 목에 모세혈관이 터졌다. 그러나 지혈제를 쓸 정도의 양은 아닌 것 같고, 빨간 시럽으로 된 기침약을 꾸준히 먹으라는 처방을 받았다.

'이러다 죽는 거 아녀?' 했는데, 엑스레이 검사는 깨끗하다고 하니 다행이다. 아무리 그래도 죽고 싶지는 않다.


그래도 목에 출혈이 있다고 세심한 원장님이 헤파린 주사를 쓰지 말라고 하셨다. 헤파린 주사 말고 비싼 주사 있는데... 이름이 생각 안 난다. 하여간 그 비싼 주사를 셀라인으로 넣고 있을 때, 선생님과 마주쳤다.

병원서 푹 자는 내내, 기침은 하지 않더라고 전해주셨다.

별일이 아닌 줄 알았더니 별일이 아닌 것은 아니었다. 허긴.. 코로나에 걸려서 죽은 친구도 있는 걸. 그래도 남들 다 앓던 시기보다 훨씬 뒤늦게 앓아서 그나마 이 정도인지도 모른다.


입맛도 없고, 기운도 없다. 핑계김에 쉬어간다고, 틈만 나면 누워서 푹 쉬어주고 있다.  졸음이 쏟아진다. 날이 바뀌기 전에 얼른 발행하고 씻어야겠다. 또 서울일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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