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나무

아무리 나를 흔들려해 봐라

by 수수




5층 건물보다 더 높이 솟아있는 나무가 내 눈앞에 보인다.

아무리 내가 기둥을 치고 흔들어대도 흔들리지 않는다.


그런데 불어오는 살랑바람에 나무는 흔들린다.

가지와 잎사귀와 함께 춤추듯 움직이기 시작한다.


미물의 한낱 작용에 미동하지 않고

반가운 바람에 온몸 흔드는 네가 부럽다.


나는 말도 안 되는 말하나에 쓰러지고 좌절하는데

너의 꽂꽂한 기둥과 가지들이 부럽다.


나는 아슬아슬한 겨울의 썩은 나무 가지였지만

나에게도 봄이 왔다.

이젠 나에게도 새로운 가지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원래 있었던 가지들이 이제야 보인다.

너의

햇살 덕분에


가지들과 내 몸 전체가 기분 좋은 바람에 춤추기 시작한다.

나도 이제 미물의 발차기에 미동하지 않는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