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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이트커피 Aug 31. 2023

K 50대 건강

 바디프로필 도전 2

  운동이라고는 숨쉬기만 해 온 나에게 헬스는 생활패턴을 바꾸는 큰 도전이었다. 20대의 나는 청바지만으로도 싱그러움이 묻어났다. 남편은 순두부같이 말랑한 살을 가진 72킬로였다. 그러더니, 결혼을 하고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건강한 생활로 두 달 만에 84킬로까지 몸무게가 불어나면서 후덕한 아저씨 반열에 올랐다.


오랜 기숙사 생활로 불규칙하던 식습관이 결혼을 하면서 안정되니 둘이 같이 건강하게 찌기 시작하였다. 먹는 것도 자비롭게 가리지 않고 이것저것 드시더니 옷도 자꾸 편안함과 실용주의만 추구하였다. 그 이후로 체중조절을 하였지만 급하게 불어난 몸은 예전처럼 돌아가지 않았다. 물론 나도 두 아이를 낳고 처녀 적 몸무게를 그리워하는 현실적인 아줌마가 되어갔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본 헬스장에서, 먼저 둘 다 인바디를 재고 정확한 체력 진단을 받았다.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근력량은 평균 아래, 체지방율은 평균을 넘어섰다. 선생님의 식단 조언을 따라 짜고 매운 나트륨 위주의 음식보다 담백하고 저염 위주의 식단을 위주로 체질 개선을 해 나갔다. 김치찌개나 된장찌개와 같은 국물 음식에 익숙한 몸이 차츰 야채와 나물, 과일 위주로 적응해 갔다. 빵과 떡 같은 탄수화물을 열렬히 사랑하던 내가 단백질과 지방의 비율까지 생각하며 식단을 짰다.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습관 나름인지 입맛도 조금씩 변해가고 좋아하던 김치도 너무 짠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매일 한두 시간의 운동은 일상이 되어갔다. 남편과의 주말 운동 데이트는 둘이서 같이 하는 새로운 즐거움이 되었다. 운동 후에 건강식을 찾아다니며 맛집 데이트를 하게 되었고 이는 또 다른 소소한 일상의 행복이 되어갔다.


일주일에 두번은 PT를 받아 근력량을 늘리기 위한 무게치기에 좀 더 집중을 하였다. 나머지 날들은 상체와 하체를 번갈아가며 운동하였다. 




  살이 쪄서 뒤덮여있던 도톰한 어깨에서 쇄골이 드러나고, 구부정하던 자세가 코어에 힘이 생기니 바로 앉게 된다. 몸이 피곤하니 밤에도 깨지 않고 잘 자게 되었다.


노인들이 하체가 약해져 잘 넘어진다고 하는데, 굵어지는 하체 허벅지 근육으로 보행의 안정성이나 계단을 오르는 일도, 일어서고 앉는 일상의 동작들이 편해졌다. 조금씩 지방이 걷혀 가는 서로의 몸을 보며 신기했다.

코어에 힘이 생기면서 남편은 자꾸 복근을 찔러보라고 했다. 거울에 자신의 몸을 보며 신기한지


'자기야, 여기 봐, 어깨 근육보여? 복근에 선이 좀 더 선명해진 것 같지 않아?'


 나르시시스트가 따로 없었다.ㅠ


하는 만큼 늘어나는 근육들을 보면서 운동이라는 것이 참으로 정직하구나 하는 또 하나의 진리를 깨닫게 되었다.


3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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