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화이트커피 Nov 10. 2023

404호 그놈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다

404호 그놈을


까무잡잡한 피부,

자유분방한 머리

반항기 가득한

눈매의 그 녀석


무슨 말이라도 해서

친해지고 싶었다     


매일 쿵쿵되는 게 너니?

고개를 절레절레했다

자기는 살금살금 걷는다고    


밤엔 왜 일찍 안 자고 소리 지르니?

고개를 양옆으로 흔든다

자기는 목소리가 작다고    

 

어쨌든 잘 지내보자며

호주머니 껌을 하나 건네었더니

한사코 사양하는 거다

자기는 단거 싫어한다고

    

 무안해졌다

애들은 달콤한 거 좋아하던데 하니

살짝 흘겨보았다

자기는 꼬마 애가 아니라고


404호 그놈이랑

1층에 도착했다

어쨌든 끝은 좋아야 한다

잘지내보자 우리~

이녀석 시무룩 아무말이 없다   

  

 

훗, 404호 그놈이랑은 말이 안 통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운수 평안한 날 (초단편소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