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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이트커피 Nov 17. 2023

떠나는 가을

땀 흘린 것들을 거두어 내고

이제 11월은 빈들이 되어갑니다


바람이 가득해지는 계절입니다     

성질 급한 겨울이 며칠은 찾아와

집 앞을 서성이기도 하였습니다

    

어수선한 마음을 부여잡고

거리로 나섭니다

도시의 11월은

불빛으로 채워집니다  

   

가로수길 은행잎들

수줍게 떨어져

휑해진 나뭇가지

반짝이는 인공별들이

온몸을 휘감습니다    

 

코엑스에 산타는

시간을 잘못 계산했는지

화려한 크리스마스와 함께

벌써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수다스럽게 웃으며

거리를 지나가는 여고생들

노오란 은행잎을

밟고 지나갑니다

   

사람이 풍경이 되어버린

그림이 너무 예뻐서

거기서 오랫동안

떠나는 가을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물어봅니다

나도 이 자연 속에

하나의 그림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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