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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사람을 위한 글쓰기

나는 책을 두 권 출간한 저자다. 소설이나 시 등 창작류가 아니라서 '작가'라고 하기엔 부끄러워 스스로 '저자'라고 부른다. 그리고 네이버와 브런치에 매주 화요일마다 칼럼을 쓴다. 가끔 의뢰를 받아 외부 칼럼을 쓰기도 한다. 주 1회 이상 유튜브에 영상도 올리고 있다.


본업이 기업 경영인지라 글 쓰는 습관을 기르기 위해 매일 새벽 첫 시간 글을 쓰는 원칙을 세웠지만 통계를 내보니 2/3쯤 지킨 것 같다. 처음에는 100%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나 자신에게 화도 났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는다. 1/3이면 어떻고 2/3면 어떤가. 그전에는 1년에 열 번도 안 썼는데 뭘. 어쨌거나 작년 하반기부터 새벽 첫 시간 글을 쓰기로 마음먹은 뒤부터 부족하지만 글 쓰는 습관이 어느 정도 자리 잡은 것 같다.


글쓰기는 쉬운 일일까, 어려운 일일까. 자기 혼자 글을 쓰고 자기만 보는 글은 괜찮지만 그 글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려고 한다면 결코 쉽다고 할 수 없다. 나 자신도 만족하지 않은 글로 남을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글을 쓸 때 먼저 주제를 정하고 그에 맞는 글을 짜내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지금 이 정도 분량의 글을 쓰려면 보통 2시간이 소요되고 다음 날 반 시간 정도 다시 읽어보며 첨삭을 하고 최종 완성을 한다. 적어도 내게 글쓰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글쓰기에 쉽사리 도전하지 못하는 것이다. 매일 글을 쓰는 사람 입장에서는 글쓰기는 쉬운 일이지만 그런 습관을 갖지 못한 사람에게 글쓰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습관으로 자리 잡으면 쉬운 일이지만 어쩌다 한번 하려면 결코 쉽지 않다. 그러니 글을 쉽게 쓰려면 매일 쓰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왜 다들 글쓰기, 글쓰기 하는 걸까. 글을 쓰면  좋은 점이 뭘까. 인간은 소통하는 존재다. 자신과 소통하고 가족, 지인들과 소통하며 세상과 소통하며 살아간다.  소통이 없는 존재는 죽은 삶이다. 살아 있으되 산 것이 아니다. 그래서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는 거다. 그 소통의 수단이 듣기, 말하기와 쓰기다. 


첫째 글을 쓰면 나 자신을 만나게 된다. 

수많은 철학자들의 공통의 관심사는 인간이 자신을 아는 것이다. 자신과 만나고 소통하는 것이다. 그것이 인생의 과제이고 숙명이다. 글쓰기는 자신을 만나는 과정이다. 글을 쓰다 보면  과거의 나를 불러온다. 또 현재의 나를 만나게 되고  미래의 나를 그리게 된다. 결국 글쓰기는 나와의 소통이다. 글을 쓰다 보면 자신의 부족과 무지를 맞닥뜨리게 된다. 자신이 정말 아는 게 없다는 사실을 마주하게 된다. 그걸 인정해야 하니 글쓰기가 어려운 것이다. 


이렇게 글 쓰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다 보니 일 년에 한 권씩 책을 출간하는 사람을 볼 때면 부럽고 존경스럽다. 심지어 한 해 몇 권씩 책을 출간하는 작가도 있다. 언젠가 그런 사람을 만나 부러움 섞인 하소연을 했더니 그는 내게 “에이, 선생님은 전업 작가가 아니잖아요. 기업 하시는 분이 2권이나 책을 쓰셨다는 거 자체가 대단한 거예요”라며 격려의 말을 건넸지만 아마추어 작가라는 의미(사실인데도)로 들려 마음이 상하고 말았다. 그래도 내가 결혼 분야에서는 스테디셀러 저자인데... ㅎㅎ


둘째 세상과의 소통이다.

그렇게 정기적으로 글을 쓰고 영상을 올리면 구독자들과 소통을 하게 된다. 네이버나 브런치에 올린 글은 수만 뷰의 조회수를 올리는 경험도 했다.  내가 유명인이 아니다 보니 구독자 수가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열혈팬이 몇 분 계시다. 참 고마운 분들이다. 


가장 반가운 경우는 일면식이 없는 분들이 처음 내 글이나 영상을 보고 자신의 문제를 발견하거나 고민을 해결했다는 피드백을 해줄 때다. 불우한 환경 때문에 고단한 삶을 사느라 실의와 좌절에 빠져 있는 분이 내 글을 읽고 소망을 발견해 도전 욕구를 갖게 되고, 부부 또는 자녀와의 관계가 좋지 않아 관계 단절이라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분이 주도적인 선택과 결정을 하는 것을 볼 때 나는 글을 쓰고 영상을 올리는 사람으로서 긍지와 보람을 갖는다. 많은 사람들이 내 글과 영상을 보고 환호하며 내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지만, 내 콘텐츠를 통해 누군가 자신의 삶에 적용하고 실천하는 것을 볼 때가 가장 기쁘다. 그래서 부단히 글을 쓰고 영상을 올린다. 누군지 모르는 단 한 사람을 위해. 내가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기분 좋은 일이기에 앞서 숙연한 마음이 든다. 


얼마 전 브런치에 올린 글에 달린 한 독자의 댓글을 인용하고자 한다. 본인이 공개적으로 댓글을 다셨기에 인용해도 되리라 본다.


(게으른 걸까? 두려운 걸까?)

https://brunch.co.kr/@yesoksk/208



지금 저에게 딱 맞는 얘기네요.


20년 결혼생활의 종지부를 찍고 고등학생이 되는 아들과 저 단 둘이 독립할 것인가 아니면 우울한 결혼 생활을 계속할 것인가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서로 양보하고 포기하며 계속 살아 볼까도 수없이 생각해 보았지만... 이러다 제가 숨 막혀 죽을 것 같네요. 남편의 외도를 알고 충격받았고 아이를 생각해서 정리할 기회를 주었지만 1년 2개월이 흐른 현재 그들은 여전히 숨어서 만나고 있고 오히려 당당하기까지 합니다.

더는 남편의 배신으로 인해 고통받고 싶지 않아요. 참고 있으니 제 몸이 아파오네요. 이러다 제가 죽을 것 같아요. 아이를 지켜야 하는 엄마이기에 현재의 상황이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전업주부인 제가 이 한 몸 불살라 열심히 일하고 산다면 아이와 먹고는 살 수 있을지 앞날이 참으로 불안하네요. 그치만 지금처럼 살다간 죽을 것 같아요.


게으름과 두려움


저에게 선택의 시간이 왔고 저는 어떤 쪽으로 선택해야 될까요?
알 수 없는 미래지만 두려워도 아이와 둘이라면 함께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46살, 아직은 도전해도 되는 나이지요?



이 분이 상담을 요청해 오신다면 도와드리고 싶다. 이 분이 어떤 선택을 하시던 응원하고 축복한다. 자기  인생의 주인공은 자신이고 자신의 인생을 책임질 사람은 오직 자신뿐이기에…그 한 분을 위해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



국가대표 가정행복코치
이수경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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