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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지 않으면 죽는다

요즘 100세 시대라고 한다. 틀림없는 사실이다. 최근 돌아가신 분들을 보라. 평균 90세가 넘는다. 아마 우리가 죽을 때쯤이면 100세를 넘기는 건 기정사실일 거다. 그런데 100세를 살면 뭘 하는가. 몸이 아파 누워서 백세를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건강하게 100세를 살아야 제대로 사는 거다. 죽기 전날까지 뛰어다닐 수는 없겠지만 걸어 다닐 수는 있어야 한다. 102세 현역 김형석 교수나 올해 93세인 국내 최고령 방송인 송해 선생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특히 송해 선생은 매일 40분 정도 걸어서 출퇴근을 한다고 한다.  


'와사보생(臥死步生)', '누죽걸산'이란 말이 있다.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라는 뜻이다. 인간의 삶과 죽음은 어떤 모습일까? 인간은 누운 상태로 태어난다. 그러다 기다가 걷다가 뛰기까지 하면서 성장한다. 이윽고 나이가 들면 천천히 걷다가 노후에는 누운 상태로 죽는다. 그만큼 걸음은 인간의 건강 상태의 척도다. 걸을 수 있으면 살아 있는 것이고 걸을 수 없으면 죽음에 가까이 간다. 살아있는 동안은 걸어야 한다. 걷지 못하면 죽은 목숨이다. 살아도 살아 있는 게 아니다.


늘 걸을 수 있는 젊은 나이에는 '걷는 게 뭐 대수라고... 걷는 게 당연하지'라는 생각을 하며 걷기에 무관심하다. 평생 걸을 줄 안다. 그러다 발을 다치거나 발가락에 종기라도 나보라. 못 걷는 게 얼마나 불편한 일인지 알게 될 거다. 나도 걸음에 무심하게 살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다 척추 협착증으로 10년간 걷지 못하고 고통받던 어머님을 요양원에 모시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걷지도 못 하고 기어 다니시는 어머님을 보면서, 요양원에서 24시간 누워 지내시는 어머님을 보면서 '나는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평생 걸을 수 있는 몸을 유지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그러는 나도 40대 중반부터 시작된 퇴행성 관절염으로 인해 걷는 걸 싫어했다. 특히 등산이나 계단 걷는 건 질색이었다. 계단을 올라갈 때는 무릎 관절에서 '또깍'거리는 소리가 나곤 했다. 얼마나 기분 나쁜지 모른다.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으면 특별한 문제는 없다면서 "그냥 퇴행성 관절염이에요. 열심히 운동하세요"라고만 했다. 그랬음에도 운동을 게을리하다가 우연히 스콰트 운동을 알게 됐고 조금씩 스콰트 운동에 재미를 붙여 본격적으로 몸 만들기 운동을 하면서 이제는 주 4회 이상 반드시 운동하는 습관을 갖게 됐다. 내 운동 루틴을 보면 스트레칭 20분, 파워워킹 40분, 근육운동 40분, 복근 운동 10분이다. 코로나로 인해 한동안 헬스장을 이용 못할 때는 매일 아침 양재천 5km 걷기를 생활화했다.


올해 초 아내가 무릎을 다치는 사고가 생겼다. 아내가 버스를 타려고 급히 방향을 틀다가 '뚝'하는 소리가 나면서 불편한 걸음으로 간신히 버스에 올라탔다고 한다. 집에 도착 후 병원에 가니 인대가 손상됐다며 특별히 치료할 것도 없고 몇 달 치 약만 지어주고 과정을 지켜보자고 했다. 그 이후 한동안 걸음을 잘 못 걸으며 우울해하던 아내에게 내가 걷기 운동을 권고했다. 아내는 마지못해 매일 아침 양재천 새벽 걷기를 시작했는데 어느새 재미를 붙여 8개월을 지속하더니 놀랍게 좋아졌다. 걸음걸이도 좋아졌지만 아내는 평소 혈압이 높아 의사로부터 혈압약 처방 경고를 받았는데 혈압도 정상화됐다.


이처럼 걷기 운동의 질환 예방 및 치료효과는 관절염, 뇌혈관질환, 폐질환, 심혈관질환, 대사증후군, 당뇨, 고혈압, 우울증까지 가히 만병통치제라고 할 수 있다.



‘노인의 걷기 실천이 무릎 관절통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 (출처 :2016 한국 체육과학회지)을 보면, 중강도 운동, 걷기 운동을 실천할 경우, 무릎관절통 위험률이 낮아짐을 알 수 있었으며, 연령이 증가하면서 중강도 운동보다 걷기 운동이 좀 더 효과가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KBS '생로병사의 비밀' 캡처)


아프다고 걸음을 멈춰서는 안 된다. 아플수록 더 걸어야 한다. 관절에 통증이 있으면 걸으면 증상이 더 악화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움직임이 있어야 관절 연골에 영양도 공급이 되고 적절한 자극이 있어야 연골이나 뼈 등 구조물들이 정상적으로 기능을 할 수 있다.


자, 그럼 어떻게 걸어야 할까.

O자형 걷기, 팔자걸음이나 뒷짐 지고 걷기 등은 안 된다. 걷기 전에 10~20분 정도 스트레칭을 해 주는 것이 좋다. 먼저 어깨를 펴고 허리를 꼿꼿이 세운 다음 멀리 전방을 바라보고 좌우 양발을 주먹 하나 들어갈 정도의 넓이로 해 11자로 걷는다. 보폭은 평소보다 크게 하고 코어(복부)에 힘을 주고 걷는다. 두 팔은 속도가 느릴 때는 자연스럽게 펴서 앞뒤로 흔들어주고 빨리 걸을 때는 팔꿈치를 접어서 앞뒤로 흔들어 준다. 보폭을 크게 하면 자연스럽게 이 자세가 나온다.  


처음부터 많이 걸으려고 하지 말고 30분 정도 걷기를 시작해서 점차 1시간 내지 1시간 반 정도로 늘려가며 걷기를 생활화하는 것이 좋다. 일부러 시간을 내 걷기가 힘들다면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걸 원칙으로 하자.  

1.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라.

2. 세 정거장 정도는 걸어 다녀라.

3. 5개 층 정도는 계단으로 걸어서 가라.

4 계단을 올라갈 때는 엄지발가락을 세워서 걸어라.

5. 내려갈 때는 계단이 아닌 승강기를 이용하라.

6. 횡단보도나 신호등에 서서 기다릴 때는 6초 까치발 운동을 하라.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고 일상생활에서도 늘 실천할 수 있는 걷기 운동을 통해 건강한 몸을 만들고 내친김에 근력 운동도 병행해 100세 시대의 주인공으로 멋지게 살아내는 독자 여러분이 되길 빈다.



가정행복코치, 시나리오 플래너

이수경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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