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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지름길은 없다

대한민국 사람들의 대표적인 행동 습관을 딱 하나만 뽑으라면 뭘까? '빨리빨리'다. 오죽하면 '빨리빨리'(ppalli ppalli)’라는 한글 표기 그대로 영국 옥스퍼드 사전에 등재돼 있을까. 이와 같이 한국 사람들은 뭐든지 빨리 한다. 밥도 빨리 먹고 길을 걸을 때도 빨리 걸어야 하고 일 처리도 빨라야 한다. 그렇게 했기에 한국전쟁 이후 70년 만에 세계적인 고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외국인들도 한국인의 빨리빨리 문화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인터넷 속도도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뭐든지 속전속결이다. 많은 신제품도 이러한 한국인의 특성에 맞춰 개발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격이 얼마나 급한지는 음식점에 가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음식을 주문한 지 몇 분도 지나지 않아 주문한 음식이 나오고 또 식사시간도 10분도 안 돼 끝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우리나라의 빨리빨리 문화의 단면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게다가 음식이 나오기도 전에 종업원이 미리 계산서부터 갖다 놓을 때는 외국인들이 고개를 갸우뚱한다.


오늘날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를 일컬어 ‘다이내믹 코리아(Dynamic Korea)’로 비유하면서 긍정적인 측면을 언급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빨리빨리 문화가 절대로 적용되지 말아야 할 분야가 있다. 바로 운동이다. 운동을 할 때는 절대로 빨리빨리 해치우듯이 해서는 안 된다. 한 동작 한 동작 천천히 신중하게 해야 한다. 그래야 필요한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헬스장에 가보면 전문 트레이너의 지도도 받지 않고 혼자서 열심히 운동하는 사람들을 본다. 대부분 잘못된 자세로 운동을 한다. 조금만 운동을 해본 사람들은 그들이 얼마나 잘못된 자세로 운동하고 있는지 안다. 빨리빨리 해치우는 자세, 잘못된 자세는 오히려 몸을 망친다. 그래서 목, 허리나 어깨를 다치거나 손목, 발목을 다치는 사람들이 많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보자.

가슴 근육을 키우려면 양손으로 바벨이나 덤벨을 들고 일정 각도 이상 팔을 벌려서는 안 된다. 운동 효과도 없을뿐더러 잘못하면 다치기 십상이다. 트레이너의 지도 아래 한 동작 한 동작 천천히 신중하게 해야 한다. 잘못된 자세로 운동하다 몸에 어딘가 고장이 나면 한 달 이상 운동을 못하게 된다.


코어 근육을 만들기 위해 플랭크 운동을 할 때는 등을 구부리거나 엉덩이가 올라오거나 허리가 꺾인 채로 운동을 하면 안 하니만 못하다. 


하체 운동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하체는 허벅지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이 기본인데, 스쾃(양발을 어깨너비보다 약간 넓게 벌리고 서서, 발끝이 10도 정도 바깥쪽으로 향하도록 하고 무릎을  90도 각도로 굽혔다가 일어나는 운동)이나 런지(다리를 어깨너비로 벌린 후 한 발을 앞으로 내밀며 무릎을 90도로 구부리고 앉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동작)는 허벅지 근육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말처럼 쉬워 보여도 자신도 모르게 속도가 빨라지면 자세가 흐트러지면서 무릎에 많은 압력이 가해진다. 특히 무릎이 발가락보다 더 앞쪽으로 나온 자세는 운동효과도 떨어뜨리고 부상 위험을 높인다. 


이와 같이 어떤 운동이든 매 동작마다 가급적 천천히 반복하는 것이 좋다. 속도는 느리지만 동작 하나하나에 신경을 써서 올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빠른 속도로 동작을 반복하면 잘못된 자세가 나올 수 있고, 근육과 관절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 그래야 운동 부위에 충분히 힘이 가해지면서 근력을 향상할 수 있다.


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 5개월 동안 트레이너의 지도를 받고 올바른 운동 자세를 익힌 다음 이제는 5년째 혼자 헬스 운동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푸시업을 하는데 혈압이 과하게 올라가는 느낌이 몇 번 있었다. 평소 정상 혈압이었기에 이렇게 혈압이 올라갈 때는 쉽게 느낄 수 있다. 어떨 때는 머리 쪽으로 피가 솟구치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었다. 겁이 덜컥 나서 즉시 운동을 중단했다. 트레이너에게 증상을 얘기했더니 호흡에 주의하라며 원 포인트 코칭을 해준다. 들숨과 날숨을 분명하게 인식하면서 동작을 하라는 것이었다. 트레이너 말대로 호흡에 주의하면서 운동을 했더니 그 이후로는 혈압이 몰리는 경험은 두 번 다시 하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의욕이 넘쳐 빨리빨리 운동을 했던 것이다. 이렇게 운동을 배웠다는 나도 하다 보면 욕심을 부려 과한 행동을 하거나 빨리빨리 하는 경우가 있다. 그때는 반드시 운동을 멈추고 어디가 잘못됐는지 원인을 파악한 다음 운동을 해야 한다. 


또 한 번은 스쾃을 하는데 왼쪽 무릎에 지속적으로 통증이 느껴졌다. 그래서 또 트레이너에게 물어봤더니 빨리 하려고 하지 말고 천천히 하고 그래도 계속 통증이 있으면 자세에 문제가 있으니 원판을 바닥에 놓고 발뒤꿈치로 원판을 밟은 다음 하라고 코치해줬다. 트레이너의 말대로 했더니 그 이후로는 무릎 통증이 싹 사라졌다.


건강에 지름길은 없다. 무릇 모든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은 차근차근 정성을 들여야 하고 오랜 시간이 걸리는 법이다. 농사도, 공부도, 운동도 그렇다. 급하게 해서 이루어지는 일은 없다. 운동을 왜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동작을 하면 안 되는지를 반드시 인지한 상태에서 운동을 해야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고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다. 독자 여러분의 백세 인생을 축복한다.



가정행복코치, 시나리오 플래너

이수경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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