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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 봐! 되잖아!

내 몸의 주인은 누굴까? 당연히 나다. 그런데 내가 내 몸의 주인으로 사는 사람이 별로 많지 않다. 내 몸의 주인이 내가 아니라 몸인 경우가 많다. 무슨 말일까?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살아야 하는데, 몸이 원하는 대로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말이다. 몸은 뭘 원할까? 편하고 게으른 걸 좋아한다. 새로운 것과 도전을 싫어한다. 귀찮고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던 대로 살아간다. 그게 편하고 익숙하니까. 그러니까 맨날 그 모양 그 꼴이다. 발전이 없다. 변화가 없다. 그러니 인생이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 그래서 삶에 의욕이 없다. 그리고는 어느 날 이렇게 말한다 '나는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는데... 내 인생이 왜 이렇게 됐지?' 하며 후회하고 자책한다. 아니다. 당신의 마음은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는지 모르지만 당신의 몸은 그렇게 살기를 원했고, 그렇게 살았던 거다. 누구의 탓도 아니다.


이걸 엔트로피 법칙으로 설명해 보고자 한다.


                                                 엔트로피 법칙  

모든 물질과 에너지는 오직 한 방향으로만 바뀌며, 질서화한 것에서 무질서화한 것으로 변화한다는 열역학 제2법칙. 이는 곧 우주 전체의 에너지 양은 일정한 반면 시간이 지날수록 사용 가능한 에너지 양은 점차 줄어드는 지구의 물리적 한계를 의미한다. 즉 엔트로피는 자연 물질이 변형되어, 원래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는 현상을 말하는데, 흔히 ‘무질서도’라고도 말하는 엔트로피는 원래 온도, 압력, 엔탈피 등과 같은 열역학적 성질의 하나로, 열전달량을 절대온도로 나눈 값으로 정의된다. 열역학 제2법칙은 고립된 시스템의 엔트로피를 항상 증가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한다. 즉, 뜨거운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 열이 전달되는 것처럼 자연현상과 시간의 방향성을 가리킨다.


이와 같이 엔트로피가 증가하게 되면 변화를 유발하는 온도차나 물질 구분이 없어지면서 더 이상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상태로 진전된다. 진전된다라고 표현했지만 어찌 보면 퇴행한다는 표현이 더 옳겠다. 엔트로피가 계속 증가하면 어떻게 될까. 궁극적으로 우주의 모든 것은 균일화되어 결국 아무것도 구별할 수 없는 혼돈의 상태, 즉 열적 죽음에 도달하게 된다.



이와 같이 우리 몸도 자연적으로 엔트로피가 증가하려는 경향이 있다.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는 언제나 힘들다. 더 자고 싶다. 그래서 더 자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벌떡 일어나는 사람이 있다. 몸은 더 자기를 원하지만 마음은 일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몸의 말을 들을 것인가, 마음의 말을 들을 것인가. 뇌는 누구 편일까? 당연히 몸의 편이다. 그런데 이게 재밌다. 우리 뇌는 계속 늦잠 자는 사람의 편을 들기도 하고, 일찌감치 침대를 박차고 일어나는 사람 편을 들기도 한다. 무엇을 선택하던 뇌는 그 사람 편을 든다. 늦잠 자는 사람에게는 "더 자!"라고 말하고 일찍 일어나는 사람에게는 "빨리 일어나!"라고 말한다. 그래서 늦잠 자는 사람은 계속 늦잠을 자게 되고, 일찍 일어나는 사람은 계속 일찍 일어나게 된다. 이것을 뇌의 고착화 즉 세뇌라고 말한다. 결론적으로 뇌는 멍청하다. 뇌는 옳은 일을 지시하는 게 아니라 익숙한 일을 지시한다. 그 뇌를 똑똑하게 만들려면 우리 몸을 부단히 써야 한다. 뇌가 몸을 지배하는 게 아니라 몸이 뇌를 지배한다.



최근에  나도 그런 경험을 했다.

손목 교차로 증후군으로 기구 운동을 못한 지 8개월이 넘었다. 그동안 복근 운동은 해야겠는데 손목을 쓸 수 없어 아무 동작도 할 수 없었다. 푸시업도 할 수 없고 플랭크도 할 수 없었다. 손목을 전혀 쓰지 않는 복근 운동은 매트 바닥에 누워서 두 손을 엉덩이 아래에 두고 두 다리를 번갈아 아래위로 교차하는 시저 킥 밖에 없다. 타이머를 켜놓고 이 동작을 2분 30초 동안 한다. 처음에는 1분으로 시작해서 수개월 동안 2분 30초로 늘렸다. 2분 30초도 고통스럽지만, 언제부턴가 3분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러나 너무 힘들 것 같아 선뜻 실행을 못했다. 매일 새벽 운동 마무리로 이걸 하는데 며칠 전 '에잇, 한번 해보자'라는 마음이 들었고 타이머를 3분에 맞췄다. 역시 힘들었다. 도중에 그만하고 싶은 유혹이 밀려왔다. 그러나 어차피 시간은 흐른다. 3분을 훨씬 넘겨 결국 해냈다.


"거 봐, 수경아! 되잖아. 안 하니까 안 되는 거야."


몇 달 동안 내 마음은 3분을 도전하고 싶었지만 내 몸은 2분 30초에 길들여져 있기에 내 뇌도 2분 30초를 한계로 의식하고 있었다. 그것이 이번 일을 계기로 3분으로 변화된 것이다. 이제  나는 2분 30초 사나이에서 3분 사나이로 바뀌었다. 다음 목표는 3분30초, 4분, 4분30초, 5분이다. 진짜 목표는 3분 2세트다.


의식은 뇌가 만들어낸 일종의 착각이다. 수많은 정보를 외부에서 받지만 내 뇌에 저장된 제한된 정보로 인해 내 의식은 엔트로피가 증가하게 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질서 상태가 된다. 부족하고 제한적인 내부 정보보다 객관적인 외부 정보를 더 많이 자주 받아들여서 브레인 샤워를 할 때 우리는 드디어 변화하게 된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성공한 사람이라고 부른다. (그렇다고 내가 성공했다는 말은 아니다.)



가정행복코치, 시나리오 플래너

이수경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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