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니는 교회는 창립한 지 27년이 넘었다. 그런데 주일 예배를 교회에서 드리지 않고 장애인학교 체육관을 빌려서 쓴다. 교회 예배당이 없어서 그러냐고? 아니다. 성도 수에 비해 주일 예배를 드리기에는 작은 규모의 교회 건물이 있기는 하다. 왜 교회에 전용 예배당이 없을까? 교회 창립 이후 성도 수가 불어나자 교회 신축 얘기가 나왔을 때 담임 목사님은 "교회에 건물이 있을 필요가 없다. 주일만 쓰는데 왜 건물이 필요한가?" 그래서 성도들의 동의를 얻어 헌금을 받아 건물을 신축해 장애인 단체에 기부해 장애인 학교로 쓰고 있다. 그 이후 예배를 볼 때는 학교 강당 겸 체육관을 유상 임차하여 사용하고 있다. 장애 학생들이 체육관으로 사용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평소에는 마룻바닥 상태다. 그래서 예배를 보려면 성도들이 간이 의자를 설치해 예배를 드리고 예배가 끝나면 다시 의자를 접어서 보관한다. 그래야 다음날 학생들이 다시 체육관으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교회의 슬로건은 '불편하게 살자'다. 불편하게 사는 만큼 건강한 영성을 갖는다는 담임 목사님의 믿음 때문이다. (교회 얘기를 하자는 건 아니지만 많은 젊은 목회자들이 벤치마킹하고 있는 교회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편하고 게으르게 살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인류는 기술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왔으며 그것을 우리는 인류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칭송해왔다. 그 결과 우리는 편하고 안락하게 살게 됐지만 결과적으로 몸은 비만해지고 정신은 나태해졌으며 게으른 습관을 갖게 됐다. 무엇보다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건강을 위해서는 몸을 불편하게 만들어야 한다. 편하고 익숙한 동작만 계속할 것이 아니라 평소에 쓰지 않는 동작을 의도적으로 함으로써 잠자는 근육과 신경을 깨워야 한다.
안 쓰던 근육을 써라
<골프가 내 몸을 망친다>라는 제목의 책이 있다. 저자에 따르면 골프는 돌연사 비율이 가장 높은 운동이자, 부상 가능성도 매우 높은 운동이라고 한다. 잘못된 골프 습관이 몸을 얼마나 망가뜨리는지 잘 알려주는 책이다. 골프 자체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골프에 열중해 맨날 쓰던 근육만 씀으로써 몸의 균형이 깨지게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평소 산행을 하지 않던 사람이 어쩌다 산행을 하면 종아리에 알(?)이 생길 정도로 근육통을 심하게 앓는다. 심하면 며칠 절뚝거린 경험도 있을 것이다. 이것도 평소 하체 운동을 게을리한 결과다.
나도 몇 년 전 몸짱 프로젝트할 때 과욕을 부려 무거운 바벨을 들다가 탈장이 돼서 수술을 한 경험이 있다. 그만큼 안 쓰던 근육을 갑자기 쓰거나 무리한 운동은 부상을 부른다. 그 이후 나는 운동 전 스트레칭을 생활화하고 있다. 그래야 운동 부상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목 운동에서 시작해 어깨, 팔다리, 허리, 골반, 종아리, 엉덩이 운동에 이어 균형 잡기 운동 등 머리부터 발끝까지 천천히 골고루 한다. 대략 20분이 걸린다. 이와 같이 평소 스트레칭을 생활화하지 않으면 오십견 같은 근골격계 질환을 앓게 된다.
나는 6년째 거의 매일 새벽 헬스 운동을 생활화하고 있다. 그런데 손목 교차로 증후군으로 손목을 쓸 수가 없어 10개월 동안 상체 운동을 전혀 못했다. 이제 손목이 좋아져서 며칠 전 오랜만에 상체 운동을 시작했다. 한참 때 하던 것보다 낮은 강도로 푸시업 운동을 했을 뿐인데 사나흘 간 가슴 부위에 근육통을 느꼈다. 안 쓰다가 갑자기 쓰니 통증이 생긴 거다. 그래도 마음은 뿌듯했다. 그동안 못 하던 운동을 다시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는 평소 쓰던 근육만 쓴다. 안 쓰던 근육을 갑자기 쓰면 근육통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래서 평소 여러 가지 근육을 골고루 써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어느 날 갑자기 몸에 이상이 생기거나 병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가장 좋은 것이 바로 스트레칭이다.
안 쓰던 근육 운동에는 뭐가 있을까?
1. 나는 걷기 운동과 근육 운동을 병행하는데 걷는 운동 마무리로 5분 정도 뒤로 걷는 운동을 한다. 평소 뒤로 걸을 일이 없기 때문에 이 운동을 반드시 해주는 것이 좋다.
2. 교차로에 서서 신호대기 중이거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을 때 양발을 부채 모양으로 최대한 벌려 허리를 곧추세우는 운동을 한다. 평소에는 허리가 늘 굽어 있는데 이 동작을 하면 허리가 시원해지는 느낌이 든다.
3. 가급적 계단을 이용하고 계단을 걸을 때는 엄지발가락으로 걷는다.
4.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는 선 채로 발뒤꿈치 들어 올리기 운동을 한다. 6초 동안 들었다 내리기를 반복한다.
위의 동작들은 평소 아무 데서나 할 수 있는 운동법이다. 평소 쓰지 않는 근육들이다 보니 실제로 해보면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불편함이 죽을 만큼 힘들면 안 되겠지만 약간의 고통이라면 견뎌내야 한다. 이와 같이 평소 잘 쓰지 않는 근육을 자주 사용해 익숙한 동작이 되도록 훈련해 100세 시대를 건강하게 살아내시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