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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남의 독후감
-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황보름 저, 클레이하우스 刊


<작가 에필로그>중에서

소설을 써볼까.

언제부터 이 생각을 떠올렸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그로부터 며칠 후 나는 정말 소설을 쓰고 있었다. 서점 이름의 첫 글자는 '휴'로 시작되어야 한다. 서점의 대표는 영주이고 바리스타는 민준이다. 딱 이 세 가지 아이디어만 갖고 첫 문장을 쓰기 시작했다. 이외의 것은 소설을 쓰면서 정해나갔다.


* 수경 생각 = 이게 사실이라면 나도 무작정 소설을 써 볼까


영주의 용기가 부럽다. 모든 조건과 환경을 팽개치고 무작정 시작할 수 있을까. 그러나 이것도 잘 됐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그녀가 서점을 차려 망했다면 소설의 주인공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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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책은 영주를 받아주었고, 그것도 모자라 따뜻이 품어주었고, 영주가 어떤 사람이든 상관없다는 듯 영주를 그 자체로 이해해주었다


27 한 사람은 결국 하나의 섬이 아닐까 생각해요. 섬처럼 혼자고, 섬처럼 외롭다고요. 혼자라서, 외로워서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도 생각해요. 혼자라서 자유로울 수 있고, 외로워서 깊어질 수 있으니까요.


36 소설은 영주를 자신만의 정서에서 벗어나 타인의 정서에 다가가게 해줘서 좋다.


65 아무리 좋아하는 일도 노동의 한계를 초과하면 결국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 돼버린다


71 책은 뭐랄까, 기억에 남는 것이 아니라 몸에 남는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아니면 기억 너머의 기억에 남는 건지도 모르겠고요. 기억나진 않는 어떤 문장이, 어떤 이야기가 선택 앞에 선 나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는 생각을 해요. 제가 하는 거의 모든 선택의 근거엔 제가 지금껏 읽은 책이 있는 거예요. 전 그 책들을 다 기억하지 못해요. 그래도 그 책들이 제게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그러니 기억에 너무 집착할 필요 없는 것 아닐까요?

- 이아름 작가 <매일 읽습니다>


169 음악에서 화음이 아름답게 들리려면 그 앞에 불협화음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음악에서는 화음과 불협화음이 공존해야 한다. 인생도 음악과 같다. 화음 앞에 불협화음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인생을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는 거다.

<시모어 번스타인의 말>


442 나는 남을 위해 일을 하는 순간에도 나를 위해 일해야 한다. 나를 위해 일을 하니 대충대충 하면 안 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일을 하는 순간에도 일을 하지 않는 순간에도 나 자신을 잃지 않아야 한다. 잊지 말아야 할 것도 있다. 일을 하는 삶이 만족스럽지도 행복하지도 않다면, 하루하루 무의미하고 고통스럽기만 하다면, 다른 일을 찾아야 한다. 왜냐하면 나는 나에게 주어진 단 한 번의 인생을 살고 있으니까

- 영주가 민준에게 보낸 편지


영주는 그동안 책을 꾸준히 읽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토로하는 손님들의 말을 수도 없이 들어왔다. 책을 읽지 않던 사람이 책을 읽는 사람으로 변화하기가 열마나 어려운지, 영주는 서점을 열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그러니 사람들에게 '책은 좋은 것이니 읽어야 한다'라고 강요한다 해서 될 일은 아닐 것이다.


"그 아리………라는 분은 행복행복감을 구분했는데요. 그가 말한 행복은 전 생애에 걸친 성취를 말해요. 화가가 되기로 결정했다면, 평생에 걸쳐 위대한 화가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렇게 위대한 화가가 된다면, 그 사람은 행복한 삶을 살게 되는 거예요. 예전엔 이런 생각이 좋았어요. 기분이란 변하기 마련이라서 같은 상황에서도 오늘은 행복했다가 내일은 불행했다가 할 수 있는 거잖아요. 이를테면 오늘은 모과차를 마셔서 행복했을지라도 내일은 모과차를 아무리 마셔도 행복하지 않을 수 있잖아요. 이런 행복은 매력적이지 않았어요. 그래서 전 일생에 걸친 성취가 우리의 행복을 좌우한다면 한번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었거든요. 노력하는 건 자신 있었어요. 그때만 해도요."


“일생 동안 공들여 만든 성취, 좋아요. 그런데 아리라는 분의 말이 나중에는 이렇게 이해되더라고요. 그가 말하는 행복이란 마지막 순간을 위해서 긴 인생을 저당 잡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요. 마지막 순간에 한 번 행복해지기 위해 평생 노력만 하면서 불행하게 살아야 하는 것이라고요. 이렇게 생각하니까 행복이란 게 참 끔찍해졌어요. 나의 온 생을 단 하나의 성취를 위해 갈아 넣는 것이 너무 허무하겠더라고요. 그래서 나는 이제 행복이 아닌 행복감을 추구하며 살아야지 하고 생각을 바꾼 거예요."


가정행복코치, 시나리오 플래너

이수경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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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인생의 각본을 써라 -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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