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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싼 Jul 30. 2024

미국 공립 초등교사 어떻게 되는 건데? (3)

3단계 - 인터뷰

  초임 때만 해도 누군가 나에게 공립 교사 인터뷰에 대해 묻는다면 누구나 첫 면접의 경험이 그렇듯 긴장되고 어려웠다 말했겠지만, 교육구와 포지션을 넘나들며 여러 번 느꼈던 점과 주변 동료 교사들의 사례,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른 직종에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경험담을 들었을 때, 교사 인터뷰가 다른 직종의 인터뷰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고 간단한 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것도 학교마다, 학구마다, 주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가장 짧게는 15분부터 길게는 1시간까지, 통상적으로 30분 정도면 끝난다고 볼 수 있다.


  교사 인터뷰는 주로 교육 철학, 수업 계획, 학생 관리 방법 등 교육 관련 주제에 집중되며, 지원자의 실제 교육 경험과 교사로서의 자질을 평가한다. 내가 살고 있는 워싱턴주는 추가적으로 OSPI가 추구하는 Inclusion (통합 교육), diversity (다양성) 기준에 맞추어 해당 분야에 지원자가 얼마나 많은 지식과 경험이 있는지 확인한다. (OSPI- Office of Superintendent of Public Instruction는 워싱턴 주의 공립학교 교육을 총괄하는 정부 기관으로, 공립학교의 교육 프로그램, 예산 관리, 교육 표준 설정 등을 담당한다. 한국의 교육부와 유사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10년 전만 해도 인터뷰와 더불어 강의 시연을 요구하는 교육구들도 꽤 있었다던데 교사 부족 현상으로 이제는 없어진 관례가 되었다.


  지극히 내 사견이지만 미국에서 교사가 되는 것은 한국에 비해 어렵지 않다. 마냥 쉽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한국이 전교권 성적으로 교대를 진학하고 그 안에서 또 임용고시를 위해 경쟁하는 시스템이라면 미국은 내가 앞전에 언급했던 정식 과정 말고도 Paraeducator나 IA 같은 교사자격증이 필요 없는 시간제 보조교사로 시작해서 학교에서 지원을 받는 방법도 있고, 교장의 재량에 따라 교사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학부모 봉사자를 별도의 과정 없이 바로 채용하기도 하는 등, 네트워킹(인맥)을 위주로 시스템이 훨씬 유동적이다. 이 점이 미국 문화와 언어가 익숙지 않은 이민자 교사들에게는 오히려 더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민자 교사는 그 나름대로 본인 자체의 정체성이 장점이 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내가 사는 워싱턴주만 해도 미국 내에서도 손꼽히는 진보 주답게 인터뷰하는 지원자가 유색인종이거나 accent (영어가 제2언어로써 드러나는 억양)가 확연할 경우 오히려 그 지원자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유색인종 교사들이 늘었다고 해도 아직까지 80%가 넘는 초등교사들이 백인이기 때문에 워싱턴, 캘리포니아, 뉴욕을 포함한 진보 주들은 유색인종 교사를 적극적으로 고용하고 싶어 한다. 


  미국 교사 취업에는 운도 큰 작용을 한다. 대부분의 취업이 그렇겠지만, 미국에서 교사라는 직업은 특히 더 예측할 수 없는 요소들이 많은 것 같다. 정년이 없는 시스템 특성상 매해 필요한 고용 인원수를 추정하기 어렵고, 철저히 수요 기반으로 채용하는 교육구들이 많아 지원자의 실질적인 능력보다는 당장 학교가 돌아가는 것에 초점을 맞춘 고용이 빈번히 이루어지는 것을 목격했다. 물론 나를 잘 갖추고 운을 기다리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는 큰 차이가 있겠지만, 곧바로 채용이 되지 않았다고 해서 전혀 낙심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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