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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싼 Aug 01. 2024

미국 공립 초등교사 급여의 진실

'박봉의 아이콘'이 된 미국 교사

  "방학에도 월급이 나오나요?"


  인종을 막론하고 내 직업을 소개하면 종종 듣는 질문이다. 우선 내 경우만 이야기하자면 YES! 사립학교나 몇몇 특이한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미국 공립 초등학교 교사들은 일 년 동안 정규직으로 고용이 됐다는 가정하에 한국처럼 방학 중에도 월급이 지급된다. 통상적으로 contract (고용 계약)에 포함된 사항으로, 학기 중이든 방학 중이든 연간 급여가 12개월로 나누어 지급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일부 교사들은 여름 방학 동안 추가 수입을 위해 다른 일을 하기도 하는데 이를 두고 교사들은 워낙 박봉이기에 방학 때도 일을 해야만 생계를 꾸려갈 수 있다는 둥, 평소에도 투잡을 뛰는 교사들이 많다는 둥의 소문이 난무한다. 해서 미국 교사 봉급 관련한 사항 몇 가지들을 추려 정리해 보았다.


미국인들도 초등교사가 박봉이라고 생각하는 직업일까


  사실 미국 내 미디어나 SNS에서는 교사들의 낮은 처우와 봉급이 부각되고 희화화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2018년 콜로라도, 노스 캐롤라이나, 오레곤등 비교적 교사 처우가 좋지 않다고 알려진 지역들의 교사들이 타임지 앞면을 장식하며 많은 미국인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던 적도 있었다. 이후로 개선점을 찾으며 정부적인 차원에서도 꾸준히 노력을 해왔고 실질적으로 전국의 많은 교육구들이 임금을 포함한 여러 방면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였으나 아직 주마다, 교육구마다 차이가 크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미국에서 초등교사, 정확히 얼마 정도의 연봉을 받는지?


2023년도 NEA (National Education Association)에서 보고한 자료에 의하면,

    Highest Paying States (가장 임금이 높은 주):

        •     California: Average salary of $95,160

        •     New York: Average salary of $92,696

        •     Massachusetts: Average salary of $92,307

        •     Washington: Average salary of $86,804

        •     District of Columbia: Average salary of $84,882


  Lowest Paying States (가장 임금이 낮은 주):

        •     Mississippi: Average salary of $47,162

        •     South Dakota: Average salary of $49,761

        •     West Virginia: Average salary of $52,870

        •     Florida: Average salary of $53,098

        •     Louisiana: Average salary of $53,153 


  미국 내에는 50개의 주가 있고, 각 주마다 적게는 수십 개 많게는 수백 개의 교육구가 있다. 모든 통계 수치가 그러하듯 여기 나와있는 금액이 해당 주를 대표한다고 보기는 어렵겠지만, 확실히 인구가 많고 물가가 높은 대도시가 있는 주들의 초등교사 연봉이 높게 측정된 것을 구분할 수 있다. 좀 더 자세히 보기 위해 현재 내가 근무하고 있는 교육구의 급여 체계표를 첨부했다. LWSD Salary Schedule 


  ‘0부터 16’까지 표기된 상단의 보라색 줄은 근무 햇수를 나타내고 BA(학사), BA+45, MA(석사), MA+45는 학력과 연수 학점을 나타낸다. 예를 들자면 BA+45의 경우 학사 졸업증 소지자이면서 45학점을 취득한 교사가 해당된다. 연수 학점은 보통 1학점당 10시간을 나타내며 워싱턴주 교육부(OSPI) 인증을 받은 교육기관에서 인증을 받는 과목을 수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학부나 대학원 졸업 과정 이수 후에 남는 잉여 학점도 연수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표를 보면 해당 교육구에서 연차와 연수 학점에 따라 가장 적게는 $72,218부터 많게는 $138,808까지 기본 급여로 지급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현 환율 (1380원) 기준으로 봤을 때 환산하면 교사로 적게는 1억, 많게는 1억 9천에 가까운 연봉을 받는 것이다. 기본 급여 외에도 시간 외 수당 (시급 $60), 책임 업무 수당 (평균 $1300), NBCT (국가인증교사자격)이나 박사학위 소지자의 경우 추가로 $6000을 더 받기도 한다. 급여체계표는 지역과 교육구에 따라 다르며 BA+90이나 MA+90 단계를 추가하는 등 더욱 세분화된 체계표를 사용하는 교육구도 있다. 


그렇다면 미국 교사들은 정말 박봉일까

  

  기준에 따라 사실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물론 일부 고연봉 교육구의 수치로 따지면 박봉이라고 하기에는 큰 금액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타 직업군과 비교해 보면, 교사가 되기 위해 투자해야 하는 비용과 기간, 노력에 비해 보상이 턱없이 낮다는 것은 틀림없다. 실제로 미국 내에서 소방공무원, 경찰을 포함한 많은 공공 부문 직종들이 교사보다 높은 임금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학비를 내고 교생 실습을 하는 교사 양성 시스템과는 다르게 교육 시 기본 급여를 제공하는 등 더 나은 대우를 받고 있다. 


  지역 별 차이도 존재한다. 꽤 부유한 학군지에서의 교생 시절, 같이 일했던 담당 선생님과 동료 교사들이 월급날 이렇게 적은 금액으로 교사들이 학교 근처에 집을 사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다며, 이러니 통근이 한 시간 가까이 걸리더라도 다른 지역에 집을 장만할 수밖에 없다고 푸념했던 기억이 난다. 같은 주더라도 지역에 따라 생활비의 가장 큰 부분인 거주 비용 차이가 크기 때문에 “좋은” 지역에 거주하고자 하는 교사들은 급여가 모자라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중에 좀 더 깊게 다루겠지만, 결국 내가 다른 직종으로의 이직을 생각하는 이유도 급여 부분이 큰 몫을 차지한다. 며칠 전, 시애틀에서 “평균적인” 삶을 살려면 최소 13만 불의 연봉이 적합하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식사다운 한 끼가 20불, 투베드 아파트가 4000불, 중간 정도 수준의 데이케어/프리스쿨 비용이 3000불이 표준이 되어가고 있는 미친 물가에 맞추어 내가 원하는 삶을 영위하려면 지금 받고 있는 연봉으로는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이 개인적인 현실이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나의 기준이라는 점. 다양한 지역에서 각자 원하는 삶의 질이 다르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도 다르기 때문에 섣불리 미국 교사들의 급여가 고봉 혹은 박봉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는 것 같다. 예로 워싱턴주에서 교사 경력이 2-30년 가까이 되었고, 10년 전 시애틀의 주택 가격이 급등하기 전에 집을 샀으며, 자녀들이 모두 출가하여 따로 교육비가 들지 않는 경우, 세 달이 넘는 방학에 연금혜택은 물론, 20만 불 가까이 되는 연봉을 과연 박봉이라 부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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