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의 풍성한 경험은 또 다른 교육이다.
<크리스마스 관계로 하루 늦게 발행합니다. 혹시나 글을 기다렸을 분이 계시다면 사과 드립니다. 다음 글부턴 늦지 않게 챙기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교사보다 선생님 호칭을 더 좋아한다. 교사란 '일정한 자격을 가지고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이라는 뜻이고 선생님은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을 두루 이르는 말'이다. 전문직으로 보면 교사가 옳다. 근데 교사라고 하면 왠지 직업인인 인상이 강하다. 나의 편견이다. 선생님하면 왠지 친근히 느껴진다. 이 글에선 선생님보단 교사로 시작한다. 전문직 차원의 글이기 때문이다.
교사는 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친다. 교사가 아닌 분들은 교사는 학교에서 전공 교과 수업만 한다고 여기기 쉽다. 당연하다. 교사가 학교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 지 학생, 학부모, 그 외 분들은 알 수가 없다. 다행히 요즘은 교사 일상 브이로그 영상이 있어 참고할 만하다.
교사는 학교에서 수업을 통해 학생을 만난다. 교과서 지식을 가르치지만 그 내용과 방법은 교사들마다 다르다. 개인의 노하우, 공부법, 이해정도, 가르치는 기법 등이 모두 다르다. 교과서 순서대로 가르치는 교사도 있고 교과서는 참고만 하는 교사도 있다. 교과서를 무시하고 본인의 순서로 가르치는 교사도 있다. 아무튼 모든 교사는 자신의 수업 시간에 학생을 가르친다. 이 때, 교사에게 필요한 요건 중 하나가 다양한 경험이다.
물론 다양한 경험이 필수조건은 아니다. 교과서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교수 학습 방법에 정통한 것이 훨씬 좋은 교사일 수 있다. 즉 많이 알고 잘 전달하는 것이 훌륭한 교사의 자질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사실은 현실에선 적용되지 않는다. 안타깝게도 여러가지 이유로 수업 시간 교사 설명을 집중해서 듣는 학생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 이유는 너무 많아서 명확히 설명하긴 어렵다. 자는 학생. 집중하지 않는 학생은 그 수업 교사가 지식이 없어서, 가르치는 기술이 부족해서 보다 흥미가 없어서 그럴 가능성이 높다. 교과 자체에 대한 흥미도, 교사에 대한 매력이 떨어져서 그럴 수도 있다. 이 때 필요한 것이 교사와 학생의 관계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내용은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다.
나의 교직 경험을 돌아보면 내 수업을 잘 듣는 학생은 우선,
1. 나를 만나기 전 어떤 이유에서든 이 교과를 좋아했던 학생
2. 교과는 관심 없었으나 어떤 계기로 개인적으로 나와 친해진 학생
3. 본인의 각성(?)으로 공부하려는 전투력이 급상승한 학생
4. 원래 수업을 잘 듣는 학생. 이렇게 크게 4분류의 학생이 있었다. 반대의 경우도 충분히 성립한다.
2번의 경우가 기억에 남는다. 학생과 대화하면서 아니면 나의 어떤 행동, 말이 학생에게 긍정적으로 각인 되었을 때! 그 학생은 마음을 열었다. 이 과정에서 지식이 필수조건이 아니었다. 다양한 메시지가 원인이었다. 결국 교사가 책, 대학에서 배웠던 지식 뿐 아니라 그 외의 교사의 다양한 경험이 어떤 형태로든 학생에게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명확하다.
교사 뿐 아니라 어떤 직업인도, 본인이 특별히 노력하지 않으면 본인 직장 밖의 사람들과 소통하기 어렵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면 더더욱 그 조직 안에서 고인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솔직히 다른 직업은 모르겠다. 하지만 교사라면! 교사는! 학교 밖으로 나와야 한다.
학교 밖 다양한 사람, 다양한 인생, 다양한 경험을 해 봐야 한다. 학생들은 학교를 다니지만 결국 학교 밖에서 살아야 한다. 학교는 학생들이 건강한 민주시민으로 자라는 것을 도와주는 곳이다. 옛날부터 내려오는 지식만 가르치는 곳이 학교가 되어선 안된다. 학생들이 과거의 지식을 바탕으로 현재 학교를 다니며 결국 학교 밖에서 본인의 두발로 설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교사들이 학교 밖으로 나와야 한다.
우리 사회는 교사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한다. 사회에서 범죄가 하나 터지면 여지없이 학교로 공문들이 쏟아져 들어온다. 현재 상황 보고, 과거 몇 년간 자료 요구, 계획 수립, 요구하지도 않은 예산을 내려보내며 사업을 하라는 내용도 내려온다. 정치인들도 가세한다. 온갖 자료를 다 제출하란다. 정작 교사들은 그 자료가 어찌 사용되는 지도 모른다. 해서 '교사들이여 학교 밖으로 나가라.'는 나의 이 제안이 조심스럽다. 교사는 학교 안에서도 너무 일이 많고 힘들기 때문이다.
교사들 중 여행을 다니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 개인적으로 교사들 여행은 적극 권장되어야 한다고 본다. 교사는 개인활동이라도 어떻게든 학생에게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육아휴직, 파견근무 등을 했었다. 두 번에 걸친 육아 휴직 기간에 육아는 기본이었고 아이들이 유치원 간 시간, 다양한 분들을 만났다. 다양한 경험을 했다. SNS를 통해서도 교사가 아닌 다양한 분들을 알게 되었고 오프라인으로 직접 만난 분들도 계신다. 이 분들은 교사에 대해 궁금해 했다. 난 학교 밖이 궁금했다. 우린 여러 이유로 친구가 될 수 있었다. 이런 친구가 꽤 많다. 고마운 분들이다. 이 분들과 대화, 경험은 나를 더 풍성하게 했고 풍성해진 나는 학생들에게 더 풍성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다.
학생들은 부모를 통해 사회를 만나고 교사를 통해 사회를 준비한다.
선생님들께 부탁드리고 싶다. 굳이 학생들만을 생각치 않더라도, 학교 밖으로 많이 나가시라. 학교 안은 분명 좁다. 학교 안 세상은 세상의 극히 일부일 뿐이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시고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보시라. 극히 소수의 학생, 학부모로부터 받은 스트레스는 학교 안에선 풀기 어렵다. 내가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학교 밖에도 마련하시라. 그리고 안정이 되면 다시 학교를 보면 된다.
이번 글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전할 내용은 너무 많으나 적고 보니 두서가 없다. 크리스마스 후유증이라고 이해하시면 고맙겠다.
이런 글을 내가 왜 연재하고 있는 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세상을 바꾸고 싶은 생각은 없다. 나의 글로 학교 교육 시스템이 바뀔 것이라는 기대는 더더욱 없다. 단지 나의 삶을, 교사로써의 삶을 정리하고 싶었다. 후배교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쓰고 싶었다. 나의 아이들이 후에 이 글들을 읽고 아빠가 어떤 생각으로 살았는지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랬다. 단지 그 마음으로 글을 쓴다.
잘난 척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선생님들이 지쳐 쓰러지는 것을 보는 것이 너무 괴롭다. 선생님들도 살아야 한다. 그것도 건강히 살면 좋겠다.
그래서 감히 권한다. 학교 밖으로 나가시라. 그리고 마음이 평화로워지면 학교를 돌아보시라.
특별나진 않지만 선배교사라고 알량거리는 이 글은 다음 주에도 계속된다.
난 나의 생각을 명확히 하고 싶다.
이번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하다. 대한민국에 이런 교사가 한명정도는 있어도 괜찮치 아니한가?
다음 주는 시간을 꼭 지켜 목요일에 글을 발행하도록 하겠다.
놀랍게도 다음 주는 2026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