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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예담 Oct 13. 2021

일 중독자의 우울증 극복법 3가지

그런데, 이거는 하지 마세요

*이 글은 <창업가의 우울증> 글을 보고 나서 보시면 좋습니다.


저는 이전까지 일 중독에 운동 중독이었습니다.


일을 하다 보면 일에서 삶의 의미를 찾게 되고, 초 집중을 하다 보면 무아지경에 빠져 일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또한 운동으로 제 육체가 단단해지는 것을 보는 것을 좋아하고, 운동 이후 샤워하는 기분을 좋아하다 보니 운동 중독에 빠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울증은 이 둘도 하기 싫게 만들더군요. 일하려고 책상에 앉으면 아무것도 생각이 안 나고, 여기를 빨리 빠져나가고 싶은 생각만 들었습니다. 또한 체육관에 가도 아무것도 하기 싫어 샤워만 하고 나오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4개월 정도 중증 우울증을 앓고 나니, 우울증 극복에 도움이 되었던 것과 아니었던 것들이 있어 나눠보고자 합니다.



우울증 극복에 가장 도움이 되지 않았던 방법 3가지


1. 자기 자신을 몰아세웠던 것

저는 위에 서술하였듯 일 중독이었습니다. 우울증에 빠졌을 때 "이럴 때가 아닌데", "얼른 돈 벌어야 하는데", "이럴 시간 없는데"와 같은 생각이 저를 힘들게 했습니다. 그래서 도저히 일을 할 수 없는 상태인데도 출근을 했고, 또 일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주위 사람들을 많이 실망시켰고, 그럴수록 더욱 자책했습니다. 저처럼 우울증에 깊게 빠지셨다면 스스로에게 쉬는 시간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 조급하게 우울증을 치료하려 했던 것

자기 자신을 몰아세우다 보니 빨리 좋아져서 이전처럼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별로 내키지 않는 여자분과 소개팅도 하고, 쇼핑을 미친 듯이 하기도 했습니다. 기분전환을 위해 정말 의미 없는 짓을 많이 했습니다.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조금 여유를 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사람을 만나지 않은 것

우울증은 정말 자신감, 자존감을 깎아먹는 병입니다. 친구도, 그리고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제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사람들도 거부하였습니다. 그게 많이 후회됩니다.



우울증 극복에 가장 도움이 된 방법 3가지


1. 나를 무너지지 않게 받쳐준 습관이 있었던 것

저는 다행히 운동을 꾸준히 하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살이 잘 찌는 체질이기도 하고, 운동으로 인한 좋은 부분을 많이 느껴 꾸준히 주 6회씩 운동을 합니다. 너무 힘들 때는 운동을 많이 빠지기도 했지만, 그냥 무조건 체육관에 갔습니다.


가서 같이 운동하는 분들과 미친 듯이 운동을 했습니다. 하루 4시간에서 5시간 정도 한 날도 꽤 되고, 형편없는 제 몸을 바꾸고 싶어 식단을 하루 5끼씩 먹으며 지켰습니다. 어느 순간 제 자신이 우울증에서 빠져나오게 되었습니다.


2. 자조모임에서 좋은 분들과 제 사연을 나눴습니다.

처음 미술치료를 통해 자조모임에서 온라인으로 제 사연을 나누었습니다. 그러면서 저만 힘든 건 아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단체 톡방에서 사연을 들으며 저만의 문제가 아님을 깨닫고 다시 한번 더 힘내기로 했습니다.


3. 제가 좋아하는 일을 줄이기로 했습니다.

일 중독자이지만 또한 압박감에 일을 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아 나는 더 열심히 해야 되는데...', '아 나는 더 공부해야 하는데...' 이런 생각을 가지고 지내다 보니 제 자신을 항상 비난하게 되더군요. 일도 적당히 하고, 인생을 살기로 마음먹으니, 마음이 좀 편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여태까지 제 자신을 아주 싫어했습니다. 


제 자신이 너무 바보 같아서 누군가 제 자신의 실체를 본다면 저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하지만 어떤 유튜브를 보니 후회를 안 하는 사람은 없고, 실수를 안 하는 사람은 없다는 내용을 본 적 있습니다. 


그렇다면 저도 한 번쯤 생각을 바꾸어, 후회를 안 하고 사는 게 아닌 후회해도 괜찮은 제 자신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내가 인생에서 의미가 어디 있냐고 묻고, 길을 보여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생이 나에게 묻는 것에 답하는 삶을 한 번쯤 살아볼까 합니다.


지인에게도 못할 말을 자기 자신에게 하는 분들이 있다면 한 번쯤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정말 자기 자신이 그렇게 잘못했는지, 자기 자신과 화해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어떤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도 자기 자신의 믿음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위일 자조모임 정회원 섭현님이 작성하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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