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계 방어기제 사용
방어기제 시리즈
0. <당신의 방어기제는 문제가 될 수 있어요> (방어기제 테스트)
1. <1단계 방어기제를 쓴다면 병원에..>
1단계와 2단계 방어기제는 성숙하지 않은 방어기제이며, 이러한 방어기제를 사용하는 사람일수록 우울증 발병률이 높습니다. 오늘은 1-2단계보단 비교석 성숙한 3단계 방어기제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 나의 원초아(id)의 위협적인 충동이 발현되었을 때 내가 지닌 초자아가 반발하지 않도록 그럴싸하게 무마하려는 것
예시.
- 화가 나서 길바닥의 돌을 걷어찬 후, 돌이 이런데 떨어져 있으면 위험하니 자신이 치워준 셈이라고 둘러대는 경우
- 분노에 차 상대방을 폭행한 후 자신은 사람이 아닌 짐승을 손봐줬을 뿐이라고 되뇌는 경우
해설.
순간적인 분노나 슬픔, 불안 때문에 충동적인 선택을 한 후 후회해보신 분들은 많이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감정적인 행동으로 암묵적 또는 명시적 약속을 깨트렸을 때 순간적으로 외부의 탓을 하는 경우가 이 경우에 속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많이 지난 후 후회하거나 잘못을 인정하기도 하는데요. 적어도 스스로가 '지금 내가 합리화를 하는구나'를 알아차릴 수만 있어도 내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원초아의 위협적인 충동이 표출되지 못하도록 정반대 형태의 충동을 형성하는 것으로 속다 중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라는 속담을 연상시킨다. 특히 강박장애 환자에게 자주 나타난다.
예시.
- 문란한 성 경험에 대한 호기심과 동경을 갖고 있는 사람이 오히려 혼전순결 캠페인을 벌이는 경우
- 자신의 잠재적 성 소수자 성향을 의식적 혹은 잠재의식적으로 느끼지만, 그것을 거부하며 생기는 부정적 감정을 같은 부류인 동성애자들에게 표현하며 자신의 성적 취향을 숨기는 경우
- 자신이 이성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부정하며 오히려 이성 혐오에 감정을 쏟아붓는 경우. 대표적인 예로 일부 여성, 남성들의 남성 혐오, 여성 혐오가 있다.
- 만화 같은 취미생활을 동경하지만 주변의 시선이나 학업에 대한 강박관념 대문에 해당 취미를 가진 타인을 "시간낭비"라며 무시하는 경우
- 절망적인 상황에서 폭소하는 것 또한 하나의 반동 형성
해설.
사회적으로 터부시 되거나, 아니면 동경하는 세계에 들어가기 위해 무던히 노력 (연애, 취업 등)하다가 그것이 좌절되었을 때, 반동이 자주 형성됩니다.
'반동'의 방어기제를 사용하시는 것 같은 분을 만났을 때는 논리적으로 이 사람과 대화를 하려고 시도하는 것보다, 들어주고 감정을 받아주거나 그게 힘들다면 자리를 피하는 것이 낫습니다. 애초에 논리적인 대화로 해결될 사항이 아니니까요.
상대방이 '반동'의 방어기제를 가지고 있는지 또는 내가 그런지 아닌지를 살펴보는 지혜를 가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원초아의 위협적인 충동의 존재 자체를 거부하여 의식 속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무의식적으로 막는 것. 쉽게 말하면 욕망을 잊으려고 하는 것.
이 역시 가장 유명한 메커니즘 중 하나로 무의식 차원에서의 게이트 키핑인 억압의 존재는 현대 심리학의 관점에서 보자면 회의적이지만 의식 차원에서의 게이트키핑인 사고 억제의 경우는 실제로 현대 심리학에서 꽤나 흥미로운 연구 거리가 되었다.
예시.
- 놀고 싶은 고3이 '무조건 노는 건 안돼'라는 관념을 강화하는 것
- 쉬고 싶은 직장인이 '쉬면 안 돼'라는 관념을 강화하는 것
해설.
'억압'은 가장 흔하게 스스로를 통제하고 심하면 학대를 가하는 방어기제인 것 같습니다. 특히 자신의 신분이 사회적 또는 외부적으로 정해진 역할을 수행해야 할 때, (고3, 군인, 직장인 등) 개개인이 가장 먼저 선택하는 방어기제는 자신의 충동을 '억압'하는 것 같습니다.
다만 이 '억압'이 너무 심해졌을 때, '반동', '퇴행', '사회적 상하 비교' 등, 개인에게 더 부정적인 방어기제를 발현할 수 있으니, 건강하게 자신의 욕망을 해소하는 방법을 꼭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 불안 상황에 처했을 때에 이전의 심리성적 발달단계로 돌아가려고 하는 반응이다.
예시.
- 어린아이가 새로 태어난 동생에게 관심이 쏟아지자 그 관심을 자신에게 돌리기 위해 아기처럼 행동하는 경우
해설.
심리적, 신체적으로 너무 피곤한 상황에서 나와 가까운 사이(부모, 형제, 애인)등이 옆에 있다면 성인들도 자주 보이는 방어기제 중 하나입니다.
다만 이러한 행위가 용인되지 않는 사이에서 행한다면 상대방에게 상당한 불쾌감과 평판에 훼손이 생길 수 있으니 내가 무의식적으로 '퇴행'을 하지 않나 생각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초자아의 비난을 불러일으키는 자신의 행위에 대해 상징적 방법을 동원해 취소하려는 것
초자아의 비난이 가져오는 죄책감은 곧 원초아와의 심적 균형을 깨뜨려 불안을 가져오게 되고, 자아는 이 죄책감을 해소하기 위한 속죄 이벤트(?)를 기획하게 된다. 취소는 자신의 과거 행위에 대해서만 발동하지만, 상상의 행위에 대해서도 나타날 수 있다. 이 역시 강박장애(OCD)의 환자에게서 자주 보이게 된다.
예시.
- 가까운 친구를 뒤에서 욕하고 난 후 그 친구에게 공연히 선물을 사주는 등 잘해주는 행위
해설.
'억압'이나 '반동'을 생각이나 마음속으로 하시는 분들 중에 '취소' 방어기제를 행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일종의 혼자서 미워하고 그 후 죄책감 때문에 '취소'를 하는 것이죠.
반복되면 건강한 관계 형성에 큰 해가 될 것이니 '취소' 방어기제를 촉발한 대상과 성숙한 대화를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 원초아의 위협적인 충동 자체는 표현하되, 초자아가 문제 삼지 않을 만큼 수용 가능한 목표로 전이하려는 것
예시.
-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긴다
- 군대 병영 내 내리 갈굼
- 사회적 약자가 더 약한 대상을 향해 공격성향을 발현하는 것: 부모와 싸운 자녀가 자기 방 문을 쾅 닫거나 공연히 자기 강아지가 시끄럽다고 걷어차는 경우
해설.
이 방어기제는 위험합니다. 군대 내 가혹행위, 직장 내 괴롭힘 등 각종 조직 내 부조리가 끊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전위'의 방어기제입니다.
스스로는 용납되는 범위 안에서 타인을 괴롭힌다고 생각하지만, 받아들이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라떼는~'을 반복하는 꼰대 어르신들은 자신의 언행을 '전위'의 방어기제로 정당화합니다.
그들의 말을 번역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나는 너희보다 더 큰 고통과 상처를 가지고 있어. 그러니 너희들도 그런 고통과 상처를 가지기 전엔 발언권이 없어. 게다가 너희가 받는 고통과 상처는 내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하지만 자신이 고통받았다고 해서 타인에게 고통을 줄 권리는 없습니다. 자신이 받은 고통이 크다고 해서 타인의 고통이 줄어드는 것도 아닙니다.
각종 혐오 범죄 '사회적 약자 묻지 마 살해', '동물 학대'등은 이런 '전위'의 방어기제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당한 일을 당하면 정말 힘들겠지만, 그것을 다른 곳에서 해소하려고 하 않는 성숙한 의식을 갖는 것이 좋겠습니다.
: 원초아의 위협적인 충동이 담긴 감정을 다른 생각들과 분리시키는 것
상황으로부터 감정을 분리하여 이성적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자신의 감정을 해소, 표현하지 못하고 지적으로 해석하고자 하는 것이다.
본래는 유리(isolation)이라는 메커니즘의 한 형태이다. 이 역시 문제가 되는 대상을 다른 생각들과 분리시키는 것인데, 이 점 때문에 거의 동일하게 쓰이는 듯하다.
예시.
- 자신이 겪은 어떤 불쾌했던 기억에 대해서 담담하고 냉정하게 스스로에게 논리적으로 이유를 대고 설명해 납득시키려 애쓰는 경우
해설.
필자의 경우도 '주지화'의 방어기제가 있습니다. 힘들거나 괴로운 일이 생기면 이성적으로 분석하고 깊이 파고들어 가는 행위인데요.
비교적 건강한 방어기제에 속하지만, 감정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개인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해소되지 않은 감정은 무의식 중에 발현되어 잠들기 직전 떠올라 불면증을 유발하거나, 꿈에 나타나기도 합니다.
'주지화'의 방어기제를 가지고 계신 분들은 감정을 들여다보고 인정하는 연습을 통해 좀 더 자연스럽게 자신의 감정을 소화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 자신보다 낮다고 생각하는 대상과 자신을 비교하고 스스로를 그들과 차별화함으로써 자신을 높이려고 하는 것.
예시.
- 사회적 지위나 부를 가진 사람들이 자신보다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더 낮게 평가하는
- 엘리트 의식 등
해설.
사회적 상하 비교를 하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정도가 심해지면, 개인과 사회 모두 조화로운 세상을 창조하기가 힘듭니다.
사회적 상하 비교를 지나치게 명시적으로 하는 버릇이 있다면 한번 표현하지 않는 연습을 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내적으로도 그런 생각을 버리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