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걸 채워가는 방식의 차이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의 결핍이 있다

by Dr 예담
한 선택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바로 그 사람이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총체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사소한 그 일 자체가 아니라 그 사소한 것의 방향을 트는 삶의 덩어리가 중요하다

제가 좋아하는,『봉순이 언니』에 나오는 구절이에요.


삶의 총체, 덩어리를 구성하는 것에는 기질, 환경, 경험 등 다양한 것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는 분명 결핍에 대한 것도 있지요.


사기꾼을 포함한 범죄자들이 불우한 유년시절, 즉 결핍을 경험한 경우가 많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게 면죄부가 될 수 있을까요?


<살면서 절대 엮이면 안되는 사람>에서도 언급했듯, 사실상 그 어떤 부족함도 없이 자라온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텐데 말이죠.


사회적, 물질적으로 풍족한 도련님도 '자유'는 가지지 못한 것처럼 말입니다


어떤 사람은 적은 소득에도 만족감을 느끼는 반면, 다른 사람은 높은 소득에도 항상 부족함을 느낍니다. 한 사람에게는 소소한 대화만으로도 충분한 사회적 교류가 되지만, 다른 사람은 더 깊은 관계를 갈구하죠. 지적 호기심도 마찬가지로, 어떤 이는 기본적인 이해에 만족하고 다른 이는 끊임없이 더 깊은 탐구를 추구합니다.


이처럼 '결핍'이라는 것이 객관적인 상태가 아니라 주관적인 인식이라는 점에서, 결국 우리가 느끼는 욕구나 결핍은 우리의 타고난 기질이 현실을 해석하는 방식에 따라 형성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심리적 상처, 그리고 결핍에서 오는 욕구는 행동과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식의 결핍은 배움에 대한 욕구로, 경제적 결핍은 성취 동기로 이어질 수 있죠.


따라서 타고난 기질을 알고 그에 따른 적절한 목표와 방향을 설정한다면, 결핍으로 인한 원동력이 오히려 본인의 삶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이때의 '성공'은 사회적 성공일 수도 있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성공일 수도 있죠


'개인화된 성공 (Personalized Success)'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특정 철학자나 이론가가 명확하게 최초로 제시한 개념은 아니지만, 20세기 후반부터 특히 자기계발, 심리학, 교육학, 조직행동론, 진로설계 분야 등에서 점점 중요해진 키워드죠.


사회의 획일화된 성공 기준이 아닌, 각자의 고유한 가치관, 욕구, 강점에 기반한 개별적인 성공의 정의와 기준을 가지고 개인에게 진정으로 의미 있는 성취와 만족을 위해 자신만의 고유한 방식으로 이루는 성장과 발전을 뜻하는데요.


어떤 사람에게는 큰 조직에서의 성공이 행복일 수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소규모 공방에서 수공예품을 만드는 것이 더 큰 만족감을 주는 걸 설명할 수 있죠.


그들의 타고난 기질이 각자 다른 형태의 '성취'와 '결핍'을 정의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정서지능 이론 (Emotional Intelligence Theory), 진정성 리더십 이론 (Authentic Leadership Theory), 심리적 자본 이론 (Psychological Capital Theory), 자기복잡성 이론 (Self-Complexity Theory), 자기결정성장 이론 (Self-Determination Growth Theory) 등의 연구들을 종합하면


획일화된 성공 기준을 넘어 개인의 고유한 특성과 가치에 기반한 성공의 정의가 더 의미 있고 지속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기꾼들은 왜 본인의 결핍을 긍정적인 방향이 아니라 타인을 기망하는 방향으로 풀어나갔을까요?


그들이 그런 선택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1. 초기 선택의 순간
처음에는 작은 거짓말이나 부정직한 행동으로 시작했을 수 있습니다. 아마 당시의 심리적 압박, 환경적 제약, 미성숙한 판단력이 영향을 미쳤을 거에요.

2. 선택의 누적 효과
초기의 잘못된 선택이 다음 선택을 제한하는 효과를 가져왔을 겁니다. 한번 거짓말을 하면 그것을 숨기기 위한 또 다른 거짓말이 필요해지는 것처럼, 시간이 갈수록 '올바른 선택지'로 돌아가기가 더 어려워졌겠죠.

3. 대안의 부재 인식
객관적으로는 다른 선택지가 있었더라도, 주관적으로는 그것을 선택지로 인식하지 못했을 수 있습니다. 정직한 삶의 모델이나 안내자의 부재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구요.

4. 순간의 유혹과 장기적 결과
당장의 이득이 주는 유혹이 너무 컸을 수 있습니다. 장기적 결과를 고려할 만한 판단력이나 인내심이 부족했을 수도 있고요. 그 선택들이 모여서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길을 만들어버린 거죠.


우리 모두는 매 순간 선택을 하면서 살아갑니다


우리가 해왔던 선택들은 우리 자신의 정체성이 됩니다. 사기꾼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에요.


변화를 원한다면 본인 스스로 지금까지의 행동이 문제였음을 인정하고 이를 바꾸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야 시작되는데, 사기꾼들은 변화의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 바뀔 필요를 느끼지는 못합니다.


특히 자신의 행동으로 당장의 이득을 보고 있는 상황이라면요.






그래도 만약 본인 자신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면, 즉 자기 이해(self-awareness)가 있었다면 그 과정과 방향을 슬기롭게 설계하고 과한 욕심을 부리지 않을 수 있지 않았을까요?


그렇다면 바로 잡을 수 있는 순간들이 생기지 않았을까요?


이미 형성된 사고방식, 행동 패턴, 그리고 자기 정당화의 방식이 새로운 선택을 제한하므로 쉽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다른 가능성을 볼 수 있는 눈은 뜨였을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나에 대해 아는 것은 내 인생의 방향을 설정할 때 뿐 아니라 잘못된 길을 들어섰을 때 돌아나올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실수를 했다면 그것을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그리고 사실 행동의 원동력이 되는 욕구에는 결핍에 대한 것만 있는 건 아닙니다.


매슬로우, 알더퍼, 머레이, 데시와 라이언의 이론들이 이야기하듯, 사람에게는 근본적인 욕구들이 있어요.


기본적인 욕구와 결핍을 채우고자 하는 욕구, 그리고 기질의 차이, 개인의 가치관, 환경, 재능이 더해져 우리는 모두 다른 선택을 하며 살아가게 됩니다.

그런 선택과 결과물들이 쌓인 시간은 그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이야기해주게 되고, 사소한 일의 방향을 틀게끔 만드는 삶의 총체, 덩어리가 되어가는 것이죠.






살아가면서 하게 되는 선택의 여러 동기 중 하나에는 타인을 돌보고자 하는 인간의 깊은 사회적 욕구도 있습니다.


부모가 되고자 하는 것 외에 멘토링을 하는 것, 자원봉사나 기부 활동을 하는 것 등 우리의 많은 행동들이 이 욕구와 관련있다고 볼 수 있죠.


단순한 관계 형성을 넘어서는 '돌봄',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페르소나'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이어가 보겠습니다.


5월 가정의 달이 돌아왔는데, 모두들 행복하고 편안한 시간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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