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록1) 불리한 입지를 뒤집는 공간 디자인

언덕 위 빌라, 단점 대신 무드를 입히다

by 이감
에어비앤비 호스팅 가이드북 13편



에어비앤비를 시작했을 당시, 1960년에 지어진 오래된 주택을 리모델링해 운영했던 경험이 있다. 당시에는 빈티지한 감성과 스토리텔링으로 게스트를 끌어들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유지보수와 관리 문제, 예상치 못한 수리 비용이 늘어났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수익률이 떨어지고, 운영 피로도만 높아지는 구조였다. 그때부터 방향을 바꿨다. 감성은 살리되, 베이스는 신축이나 준신축으로 가야 한다는 결론이었다.


2023년 첫 프로젝트도 그 원칙에서 시작됐다. 현장은 역에서 도보 10분 거리, 언덕 위에 자리한 신축 빌라. 준공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입지의 한계로 아직 임차인을 찾지 못한 상태였다. 현장을 처음 봤을 때 고민이 많았다. 에어비앤비 운영에서 위치는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에, 입지가 약한 곳은 웬만하면 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낮은 월세와 집주인의 에어비앤비 동의, 그리고 ‘이곳만의 무드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결국 클라이언트와 함께 이곳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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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젝트는 단순 인테리어 컨설팅이 아니었다. 기획부터 스타일링, 운영 준비까지 전 과정을 함께 만든 프로젝트였다. 공간 분석부터 시작했다. 신축이라 기본 가전은 갖춰져 있었지만, 애매한 벽지 색, 거실의 대형 형광등, 주방에 덮인 초록/파랑/핑크 필름지가 공간의 완성도를 떨어뜨리고 있었다. 무엇보다, 입지의 약점을 상쇄하려면 ‘여기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이 필요했다.


며칠간의 브레인스토밍 끝에 컨셉을 ‘프랑스 빈티지’로 정했다. 당시 점점 트렌드로 자리 잡던 스타일이었다. 베이지와 진한 우드를 메인 톤으로 잡고, 소품과 조명에서 세련된 디테일을 더해 과하지 않게 완성하는 전략이었다. 시공 범위도 예산 대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했다. 거실과 주방 조명은 다운라이트로 교체해 공간을 깔끔하게 정리했고, 벽지는 전체를 새로 시공했다. 주방은 초록색 필름 부분만 우드 톤으로 변경해 통일감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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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용 공간은 숙소의 ‘하이라이트’로 만들었다. 가구는 진한 우드톤으로 통일하고, 모듈 벽 선반으로 세련된 라인을 잡았다. 벽걸이 TV 설치가 어려운 구조라, 스탠바이미를 배치해 TV와 음악 감상이 동시에 가능하게 했다. 빈티지한 소품과 미드 센추리풍 액자, 포스터로 공간의 리듬을 살리고, 사용하지 않는 벽면도 장식 포인트로 바꿨다. 이 공간이 숙소 선택의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도록 설계한 셈이다.


침실 두 개는 온전히 ‘편안한 휴식’에 집중했다. 가성비 좋은 넓은 침대와 구스 침구를 배치해 퀄리티를 올렸고, 촬영 컷에서도 침대가 돋보이도록 스타일링했다. 이 부분은 실제 마케팅 이미지에서도 강력한 포인트가 됐다. 운영 단계까지 고려해, 비품 위치와 관리 동선, 청소 체크리스트도 세팅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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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오픈과 동시에 예약이 쏟아졌고, 입지의 약점은 ‘여기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으로 충분히 상쇄됐다. 낮은 월세는 수익률을 높였고, 공간 자체가 객단가를 끌어올렸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했다. 게스트는 단순히 잠을 자는 곳이 아니라 선택할 이유가 있는 공간을 찾는다는 것.


그 이유를 만드는 건 결국 호스트의 기획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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