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인 공간 경험이 선택받는 이유가 되는 순간
에어비앤비 호스팅 가이드북 15편
지금까지는 공간을 임대해 일부 공사와 스타일링으로 완성한 숙소들을 다뤘다. 이번 부록에서는 그보다 한 단계 깊이 들어간, 인테리어 공사를 본격적으로 진행한 사례를 이야기해보려 한다.
객단가 측면에서 이 둘은 확연히 다르다. 단순 스타일링으로 꾸민 3룸 숙소가 평균 20만 원 중반 대라면, 제대로 리모델링한 숙소는 40만 원을 훌쩍 넘는다. 이는 곧 순익의 차이로 이어지기에, 부동산을 소유하거나 장기 임차 계약이 가능하다면 충분히 고려할 만한 전략이다.
이 프로젝트는 필자가 매입한 30년 가까운 연와조(벽돌) 주택에서 시작됐다. 이미 설비 공사가 일부 되어 있던 매물이었기에 몇 천만 원은 세이브할 수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한 번의 큰 리모델링은 불가피했다. 다행히 매물의 입지는 뛰어났다. 관광 상권과 지하철역에서 도보 5분 거리, 게다가 평지에 자리해 이동이 편리했다. 동네는 조용하면서도 관광지까지 도보권이었고, 교통 접근성까지 확보한 입지였다. 좋은 입지는 곧 숙소의 단가와 직결되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투자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존 내부는 임차인을 맞추기 위해 기본만 갖춘 수준이었다. 깔끔하긴 했지만, 그저 무난한 집이었다. 이 상태에서 가구와 소품만으로는 매력적인 숙소를 만들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새로 들여놓은 주방 가구와 창호, 화장실까지 전부 철거하며 공간을 완전히 새롭게 만들기로 했다.
인테리어는 신뢰할 수 있는 업체와 협업했다. 혼자서는 구현하기 힘든 디자인과 디테일을 실현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가장 현명한 선택이었다. 에어비앤비는 결국 공간을 수익화하는 사업이기에, 전문가와 함께 하는 것이 사업성과 퀄리티를 동시에 보장하는 길이다. 계약 후 잔금까지 단 2주라는 짧은 시간 동안 디자인 설계를 마치고, 잔금과 동시에 철거를 시작했다.
기획 단계에서는 외국인 여행객을 주 타깃으로 설정하되, 기존 숙소보다 더 높은 퀄리티로 독채 스테이에 가까운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 방 3개, 화장실 1개, 그리고 다이닝과 라운지를 분리해 8명까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17평이라는 제한된 면적에 이 모든 기능을 담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주방과 거실이 있는 잘 짜여진 공간이 숙소의 셀링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투자금은 한정적이었기에 우선순위를 명확히 했다. 공용 공간인 다이닝과 라운지에는 원목 가구와 고급 마감재를 사용해 힘을 주었고, 침실은 편안함과 실용성을 중심으로 비용을 줄였다. 이렇게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한정된 예산 안에서도 숙소의 전체 완성도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공정은 당초 2개월을 목표로 했고, 잔손보기와 집기 스타일링까지 포함해 2개월 반 만에 마무리됐다. 숙소는 오픈하자마자 다음 날부터 일주일 예약이 들어왔고, 그 이후로도 2024년 내내 부킹률 90% 이상을 유지했다. 현재까지도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매출 역시 기존 스타일링 위주의 3룸 숙소가 월 500 ~ 600만 원 수준이었던 것과 달리 이곳은 2배 이상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숙소는 3층에 위치했지만 엘리베이터가 없었다. 보통 이 조건은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불편함을 덮을 만큼의 퀄리티를 만들어낸다면, 계단은 더 이상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게스트에게는 ‘조금 힘들게 올라왔지만, 올라와 보니 그럴 만하다’는 인상이 남는다.
에어비앤비 시장은 빠르게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 단순 스타일링만 한 숙소는 가격 경쟁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 시장에서 우리가 가져가야 할 포인트는 무엇일까. 압도적인 공간 경험이든, 퀄리티를 보장할 수 있는 브랜드 경험이든 어느 하나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사례는 그 해답을 보여준다.
조금 더 투자해 숙소의 레벨을 끌어올리는 순간, 가격이 아닌 가치로 선택받는 숙소가 될 수 있다.
*구체적인 시공 과정은 인스타그램(@yeubplan)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에어비앤비 호스팅 한 권으로 끝내기' 칼럼은 다음 회차로 마무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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