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과 작가의도 정하기

by 날자 이조영


콘셉트 정하기



“아는 단어를 쭉 써 보세요.”


내가 쓰고 싶은 글(설정)과 내가 아는 단어(재료)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파스타를 만들고 싶은데 된장찌개 재료를 갖다 쓰는 꼴이다.

요리 얘기하면서 정치, 사회, 연예 분야를 끌어다 쓰면 당최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다.

한식, 중식, 양식, 기본도 안 되면서 퓨전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요리는 퓨전이 아니다.

제각각의 특징이 살아 있으면서도 새로운 맛.

그것이 퓨전이다. 새 창조라고 보면 된다. 창조가 안 되는데 새 창조는 어림도 없다.


글쓰기도 기본기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 건 두 말 하면 잔소리.

파스타는 파스타 맛을 내고, 된장찌개는 된장찌개 맛을 내면 된다.

파스타 계열로 정했다면, 어떤 파스타를 만들지 정한다.

여름이라 냉 파스타에 대해 쓴다고 치자.


설정 : 지난주 일요일에(언제)

유명 셰프인 최현석이(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어디서)

냉 파스타를(무엇을)

사 먹었다.(어떻게)


설정은 6하 원칙에 입각하여 쓴다.

‘유명한 레스토랑에서 냉 파스타를 먹었다’의 애매한 정보보다는 명확한 설정이 공감대를 이끌기 좋다.

삭제(생략), 변형, 일반화된 표현은 상이 잘 그려지지 않아서 혼란을 불러일으키거나, 또다시 왜곡이 일어난다.


삭제(생략)

변형(왜곡)

일반화


작가와 독자가 같은 시공간에 있어야 공감과 이해를 하기 쉽다. 왜곡의 차이가 크면 클수록 공감하기는 어려워진다.

작가가 모든 상황을 상세하게 그릴 필요는 없다. 그러나 핵심 장면에서만큼은 몰입할 수 있도록 선명하고 임팩트 있게 그릴 필요가 있다.

독자들의 머릿속에 남는 건 이미지와 핵심 문장(주제)이다.

‘왜’는 작가 의도에서 쓴다.


작가의도 : 여름에 먹었던 최현석의 냉 파스타가 맛있어서 사람들에게 소개해 주고 싶다.



한 줄로 표현하기



내가 쓰고자 하는 글은 한 줄로 설명되어야 한다.


“쓰고 싶은 게 어떤 글이야?”

“친구랑 약속이 있어서 최현석 셰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엘 갔는데, 가다가 차가 막혀 가지고 약속이 늦었지 뭐야. 주차장에 차 대고서 헐레벌떡 뛰어갔더니 친구도 안 와 있더라고. 너무 목이 말라서 직원한테 빨리 물 좀 달라고 어쩌고 저쩌고...”

“그래서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건데?”

“얘기하고 있잖아. 친구랑 약속이 있어서 최현석 셰프 레스토랑에 갔었다니까. 집에서 나가는데 엄마가 자꾸 뭘 시키잖아. 근데 차도 막히는 거야. 늦었지 뭐. 어쩌고 저쩌고...”


이중 삼중의 의도가 들어가면 독자들은 파악하기가 어렵다.

의도가 쉽고 명확한 글이 공감대를 이루기도 쉽다.

만약 한 줄로 표현되지 않는 글이라면 아직 글을 쓰는 건 보류하자.

사람들은 글을 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전체 글을 한 줄로 표현하는 게 더 중요하다.

본문에 들어가기 전, 기획서가 중요한 이유다. 기획서만 봐도 어떤 얘기를 하고 싶은지 파악이 되어야 한다.

설정과 작가의도는 기획에 속한다. 기획에서 공감하기 어려우면 본문은 읽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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