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독지가의 선물
지난 5월 13일.
좋은생각 6월호를 받았다.
'군화와 고무신'이란 코너에 실린 <두 번째 입대>.
예전에 자주 사서 봤던 책에 내 글이 실리다니. 감격스러웠다. 브런치를 시작했을 무렵 썼던 글이어서 더욱 감회가 새로웠다.
큰 글자판, 작은 글자판 두 권을 받았는데, 큰 글자판은 부모님께 선물로 드렸다. 아버지 팔순 때 드렸기에 나로서도 뜻깊은 선물이었다. 좋은생각도 아버지 덕에 처음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얼마 후 뜻밖의 전화를 받게 된다.
- 안녕하세요? 좋은생각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책을 잘 받았다는 인사 끝에 생각지도 못한 얘기를 들었다.
좋은생각을 오랫동안 구독하시는 한 독지가님이 내 글을 읽고 좋아서 6월호 15권과 명언집 '사랑의 인사' 3권을 보내 주신다는 소식이었다.
무척 감동적이고 감사했다. 글을 쓰다 보니 이런 일도 생기는구나 싶어 신기하기도 했다.
글의 위력이 이런 건가?
글로 통하는 마음은 가슴이 뭉클해지면서도 짜릿함을 선사한다.
이 맛에 글 쓰는 거지.
그분께 보답을 하고 싶어 여쭸더니 7월호와 에코백 선물이 올 때 전북 장수에 사시는 분이라는 것만 간략하게 소개해 주었다. 독지가님이 선의로 하는 일에 밝히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취지와 함께.
그분의 마음을 알 것 같아 선물 받은 책은 다시 다른 분들께 선물로 드리려고 한다. 그게 좀 더 의미 있는 인사이지 않을까.
뜻밖의 강연 요청
그리고 어제, 뜻밖의 연락을 또 받았다. 인스타 dm으로 온 것이었다. 이상한 dm이 많이 와서 대수롭지 않게 열었다가 깜짝 놀랐다. 육군종합행정학교의 소령님이 보낸 강연 요청이었다.
강철부대를 좋아해서 열심히 봤는데, 군인들 앞에서 강연을 하게 되다니 신기하고 꿈만 같았다. 군인들 앞에선 처음이라 새로운 경험에 기대가 상승했다.
아들의 두 번 입대가 좋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니 감개무량하다. 거리가 멀어도 바로 하겠다고 한 것도 나라를 위해 수고하는 군인이 대상이기 때문이었다.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에게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
길 수 있도록 응원해주고 싶었다. 내가 강철부대를 좋아하는 이유도 그들을 통해 나 역시 큰 힘을 얻기 때문이다. 극한의 상황에서 불굴의 의지를 보여주는 군인정신을 보고 있노라면, 비록 군인들처럼 청춘은 아닐지라도 마음만 먹으면 감당 못할 일이 없구나 하는 용기를 얻는다.
날짜 : 7월 27일 수요일
시간 : 낮 1시~2시 30분
장소 : 충북 영동 육군종합행정학교
대상 : 간부 70~100명
주제 : 동기부여
제목 : 미정
내용 : 아들의 두 번 입대에 관한 에피소드와 군 복무의 소중함
바쁘다는 핑계로, 또는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강의 요청이 들어와도 거절하거나 다른 작가님에게 패스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을 계기로 마음이 바뀌었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그리고 해야 할 일이다. 더 많은 사람과 나누기 위해 지금껏 공부하고 가르친 것 아니겠는가.
마음이 지치거나 해이해질 때 ‘내가 누구인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를 상기하자. 그다음에 해야 할 일은 조건 불문 실천하는 것뿐이다.
삶의 시너지
잠자리에 들기 전 하루를 돌아본다.
‘오늘 나는 선순환하며 살았나?’
좋은 에너지를 받았고, 또 좋은 에너지를 주었는지 떠올려 보는 것이다.
나는 삶에서 에너지 순환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에너지 순환이 되지 않으면 삶은 썩게 마련이기에.
인간은 주고받는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누군가는 받기만 하는 삶을, 누군가는 주기만 하는 삶을. 그런가 하면 아예 주지도 받지도 않는 무관계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무리 없이 주고받는 관계는 건강하다. 내가 하는 작은 실천이 에너지 순환의 첫걸음이다. 그중 하나가 글쓰기다. 글쓰기만큼 다양하고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분야도 없다. 대면하지 않아도 공감을 일으킬 수 있고, 내면의 변화를 통해 실제로 삶을 변하게도 만든다. 정말 놀랍고도 신기한 일이다. 그로 인해 나는 또 글을 쓰게 되고, 글은 다시 누군가의 마음을 건드려서 시너지 효과를 낸다. 이것이 에너지 순환이다.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처럼 아들의 입대 분투기는 몇 년이 지나 글이 되었고, 어느 독지가에게 감동을 일으켰다. 그뿐 아니라 군인들에게도 강한 동기부여와 귀감이 되는 이야기가 되었다.
나는 오늘 하루도 작은 공 하나를 쏘아 올리는 난쟁이이길 원한다. 그 작은 공들이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