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숙소를 한인민박으로 옮겼어. 하.. 말이 통하니까 이제 좀 살 것 같아.
빅벤이랑 런던아이랑도 가까워서 거의 매일 보고 있어. 질릴 만한데 질리지 않아.
그만큼 아름다운 걸까.
내가 엄마의 아름다움을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매일 봐도 보고 싶었을 거고 그만큼 더 사랑했을 텐데,
미안해
엄마는 내 아름다움을 알아서 매일 봐도 보고 싶어 했고 더 사랑해줬는데, 미안해
런던에 도착한 날 공항에서 목도리를 잃어버린 거 기억나? 그때까진 별로 안 추웠는데 점점 추워지는 거 같아서 오늘 목도리를 사러 갔어. 목도리를 고르다 보니 엄마가 뜨개질해준 목도리, 니트 조끼, 니트 잠바가 그리워지고 그 안에서 나던 엄마의 냄새, 엄마의 사랑이 그리워지더라.
어떤 목도리보다 따뜻하고 어떤 니트 잠바보다 따뜻했는데, 이젠 어떤 비싼 걸 사도 그 따뜻함은 못 따라가겠지?
그저 그런 목도리를 사고 하이드파크 윈터 원더랜드로 향했어. 거기서 한인민박에서 만난 언니들을 만나고 다 같이 놀았어.
아, 내가 놀이공원을 처음 갔을 때가 엄마, 아빠랑 경주월드를 갔을 때인가..?
그때 내가 엄마한테 혼나고 말도 안 하고 놀다가 결국엔 삐진 나를 콜라로 달래줬지... 아 그랬구나, 아무리 혼내도 결국엔 미안한 건 엄마였고 결국엔 안아준 건 엄마였어.
엄마, 나 아직도 삐져있는데 와서 안아주면 안 될까?
기다리고 있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