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211011)
출퇴근길 운전을 하면서 거의 막히는 길로만 통과해서 오는 나 같은 사람들은, 또는 명절마다 지방 어딘가로 꽉막힌 고속도로로 차를 끌고 내려가야 하는 사람들이 간절히 바라는 게 있다면 그건 하늘을 나는 자동차이다. 비단 이게 어제오늘 일만은 아닌 것이 1990년에 제작한 영화 <백투터퓨처 2>에서도 날아다니는 호버 보드와 신발이 등장한다. 중요한 건 이들이 설정한 미래가 2018년이었다는 것. 그러니 지금은 이미 호버보드와 날아다니는 신발, 이름만 에어조단이 아니라 신발을 신고 진짜 에어를 가르며 날아 다녀야 하는 때이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상상이겠지만.
근데, 이게 그닥 멀지 않은 시기에 현실이 될 모양이다. 2030년에는 <한국형 도심항공교통이 (K-UAM)>이 현실화 될 거라고 한다.
하나 더,
드론이 훈련용 공중표적으로 시작한 퀸 비(queen bee)라는 무인 비행체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섹스, 폭탄 그리고 햄버거>의 저자 피터 노왁은 현대문명의 많은 기계나 기술들이 전쟁, 포르노, 패스트푸드가 이끌어간다는 재밌는 주장을 펼친다. <총균쇠>의 힙한 업데이트다. 패리스 힐튼의 섹스비디오 촬영기술이나 ‘사막의 폭풍 작전’의 CNN 의 초록, 에메랄드 빛영상이 완전히 같은 기술로 찍힌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는가. 프로이트의 주장처럼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은 리비도와 데스트루도, 성적인 것과 파괴적인 것이므로 이 둘은 근원적으로 같은 뿌리여서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여기 하나 더 보태자면 식욕, 먹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없고 시쳇말로 따지고 보면 다 먹고 살자고 하는 것이므로.
생각해보니 응급의학과도 마찬가지다. 응급의학과는 전세계적으로 1950년대 즈음에 시작됐는데, 이 또한 두 번의 세계대전과 한국전 때문이었다. 응급처치와 후송과 같은 기술의 발전이 세 번의 전쟁을 통해서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또 필요했기 때문이다.
혹시, 인간이란 전쟁을 하지 않으면 뭔가 생산적인 걸 만들어내지 못하는 종(species)인 것인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140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