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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Oct 31. 2022

사랑은...

셰익스피어 : 소네트 29

소네트 29

        셰익스피어


운명과 사람의 눈 밖에 난 나는

버림받은 내 모습에 홀로 눈물짓고

헛되이 소리쳐 귀 막은 하늘을 원망하고

나 자신을 바라보며 운명을 저주한다오.


희망에 넘치고, 뛰어난 외모에

친구가 많은 사람이 되고 싶고,

이 사람의 재주, 저 사람의 능력을 부러워해도,  

정작 나는 자신이 누리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는구려.


이러한 생각들로 스스로 경멸에 빠지기도 하지만

문득 당신을 생각하면 나는

동트는 새벽 적막한 대지를 차고 날아올라

천국의 문 앞에서 찬송가를 부르는 종달새가 된다오.


  당신의 달콤한 사랑을 떠올리면 나는 이렇듯 부유해지니

  왕과도 내 운명을 결코 바꾸지 않으리오.


Sonnet 29

       William Shakespeare


When in disgrace with fortune and men’s eyes

I all alone beweep my outcast state,

And trouble deaf heav'n with my bootless cries,

And look upon myself, and curse my fate,


Wishing me like to one more rich in hope,

Featured like him, like him with friends possessed,

Desiring this man’s art, and that man’s scope,

With what I most enjoy contented least;


Yet in these thoughts myself almost despising,

Haply I think on thee, and then my state,

Like to the lark at break of day arising

From sullen earth, sings hymns at heaven’s gate.


  For thy sweet love remembered such wealth brings

  That then I scorn to change my state with kings.


셰익스피어가 쓴 사랑의 연작시 소네트(Sonnet)는 가슴 설레는 사랑의 환희와 함께 사랑의 슬픔도 함께 묘사합니다. 하지만 시인의 바람은 언제나 변치 않는 사랑의 영속성이었죠. 지상에 그러한 사랑이 남아있으리라 믿고 싶었던 셰익스피어의 간절한 기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깊은 나락에 빠져있을 때, 하늘마저 외면한 생의 처절한 바닥에서, 만족을 모르는 무수한 욕망과 욕심에서, 그리하여 스스로에 대한 깊은 경멸의 구렁텅이에서, 사랑은 우리를 끌어올려 하늘을 나는 새의 노래를 부르게 합니다. 그러니 사랑보다 우리를 풍요롭고 평화롭게 하는 것은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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