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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Nov 22. 2022

다시 돌아오는 길

이인자 : 나그네

나그네

     이인자


그대 떠나감이

돌아오는 길임을 아는가


그대 길에서 헤매임이

돌아오는 길을 찾기 위함임을 아는가

믿기지 않은 만큼 예쁜 도시를

사막의 한가운데서 문득 만났을 때,

넓고 넓은 해변에서

보일 듯 말 듯 멀고 먼 수평선을 마주하고 섰을 때,

낯선 이국의 땅에 발을 딛는 순간,

울고 있는 모래산을 옆에 두고

함께 밤을 지새던 그때...


그 모두가 돌아오는 길의 일부였듯이


그대 돌아오는 길 역시

다시 떠나가기 위한 길임을 아는가


A Wanderer

       Lee, In-ja


Do you know

Your leaving is only for coming back?   


Do you know

Your wandering on the road is just for finding out your way back?

When you happen to see an unbelievably beautiful city

In the midst of a desert,

The moment you face the almost invisibly far-away horizon

On the vast beach,

When you tread on a strange land,

The night we spent together

Beside the crying sand hill...


Just as all those were part of your way of return,


So your coming back is just for your leaving again.

Do you know that?  


세상살이가 모두 떠나고 돌아오고 만나고 헤어짐의 연속입니다. 떠난다 해서 아주 가는 것이 아니고 돌아왔다 해서 영원히 머무는 것은 아니니까요. 청춘의 외로움도 황혼의 고독으로 돌아오고, 사랑의 열정은 언젠가 식어도 곰삭은 이해와 배려의 마음으로 돌아오기 마련입니다. 아주 떠나는 것도 아주 돌아오는 것도 없습니다. 만남도 그렇지요. 언젠가는 헤어지지만 잊힐듯하면 돌아와 다시 만나게 됩니다. 삶은 시작도 끝도 없는 모양이에요. 노년의 삶에 남은 것이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죠. 인생의 환희와 슬픔, 평화와 번뇌 모두가 남은 세월 동안 윤회처럼 되돌아오고 떠나는 것이라면 굳이 끝을 서러워할 이유는 없을 것 같습니다. 결국은 떠날 것임을 안다고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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