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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May 07. 2023

밤과 바람의 유혹

밤 바람 : 에밀리 브론테 

The Night Wind

            Emily Bronte  


In summer’s mellow midnight,

A cloudless moon shone through

Our open parlor window

And rosetrees wet with dew.


I sat in silent musing,

The soft wind waved my hair:

It told me Heaven was glorious,

And sleeping Earth was fair.


I needed not its breathing

To bring such thoughts to me,

But still it whispered lowly,

“How dark the woods will be!


“The thick leaves in my murmur

Are rustling like a dream,

And all their myriad voices

Instinct* with spirit seem.”


I said, “Go, gentle singer,

Thy wooing voice is kind,

But do not think its music

Has power to reach my mind.


“Play with the scented flower,

The young tree’s supple bough,

And leave my human feelings

In their own course to flow.”


The wanderer would not leave me;

Its kiss grew warmer still—

“O come,” it sighed so sweetly,

“I’ll win thee ’gainst thy will.


“Have we not been from childhood friends?

Have I not loved thee long?

As long as thou hast loved the night

Whose silence wakes my song.


“And when thy heart is laid at rest

Beneath the church-yard stone

I shall have time enough to mourn

And thou to be alone.”


밤 바람

       에밀리 브론테 


향기로운 여름밤 

열린 거실 창문,

이슬 젖은 장미나무 틈새로

구름 한 점 없는 달빛이 쏟아졌다. 


나는 말없이 앉아 생각에 잠기고 

부드러운 바람이 내 머릿결을 쓰다듬었다. 

바람이 내게 말했다. 하늘은 찬란하고 

잠든 대지는 아름답다고.


그런 생각에 빠지기 위해 

바람의 숨결은 필요치 않았다. 

하지만 바람은 여전히 낮은 소리로 속삭였다.

“숲은 너무도 어두워지겠지!” 


“내 속삭임 속에서 무성한 나뭇잎들은

마치 꿈처럼 바스락 거리고 

그 수많은 목소리들은 

영혼으로 가득 찬 듯 보이지. “


내가 말했다. “가세요, 노래하는 이여,

당신의 구애하는 목소리는 친절하지만 

그 음악이 내 마음에 닿으리라

생각지는 마세요.“ 


“향기로운 꽃들,

어린 나무의 유연한 가지와 함께 노세요.

나와 같은 사람의 감정은 

그저 흘러가게 내버려 두세요.“    


그 방랑자는 좀처럼 내게서 떠나지를 않으려 했다. 

키스는 더욱 뜨거워졌다. 

“오 오세요,” 그는 달콤하게 한숨지었다.

“그대가 무어라 해도 난 그대를 가질 거요.


“어려서부터 우린 친구가 아니었소?

내가 그대를 오랫동안 사랑하지 않았던가요?

그대가 밤을 사랑하는 한,

밤의 침묵은 내 노래를 깨운다오.


“교회의 묘비 아래 

그대의 심장이 편안히 누울 때면

내게는 슬퍼할 시간이,

그대에게는 혼자가 될 시간이 충분할 테요.“  


이제 여름밤의 유혹이 시작되겠군요. 그 말랑한 밤의 온기 속을 한 줄기 바람이 스치며 당신의 몸을, 마음을 만질 때, 온 세상은 아름다운 환희에 빠져들고 말 겁니다. 애써 그 유혹에서 벗어나려 하지 마세요. 그럴 수도, 이유도 없으니까요. 당신이 사랑하는 그 밤에는 언제든 바람의 속삭임이 귓전을 간지럽히겠죠. 어차피 세월 흘러 백골이 되면 누구나 혼자인 삶, 밤과 바람의 교태에 빠진 들 누가 뭐라 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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