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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Jun 25. 2024

갈대, 속으로 우는 울음에

갈대, 신경림 

갈대  

     신경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A Reed 

      Shin, Kyong-rim 


Not knowing exactly when,

A reed was silently crying on the inside. 


It might have been on such a night

That the reed found his whole body shaken. 


The reed never knew 

It was not the wind or the moonlight 

But his own silent cry that shook himself. 


---He has never known 

To live is to cry silently 

On the inside. 

(Translated by Choi) 


마음에 슬픔을 담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습니다. 누구나, 언제나 속으로 울고 있는 것이지요. 야속해서, 미워서 그리고 그리워서 웁니다. 밤이 되어 사위가 어둠으로 물들고, 별 흐르는 소리만 들려올 때, 갑자기 슬픔에 진저리를 치게 되지요. 무언지 모를 그 슬픔을 따져보니 언제부터인가 내 안에서 들려오던 조용한 울음소리였음을. 바람도 지나치고 별빛도 내려앉은 그 밤에 속으로 우는 내 울음, 그 슬픔에 몸을 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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