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긴 그리움

詩?

by 최용훈

질긴 그리움


옛길 옛 거리

꿈속에 헤매던 곳

눈 뜨니 사라진

아련한 그 길

돌아갈 수 없는 길

걷고 또 걸어도

맴돌아 다시 그 자리

기억을 뒤져

생시에 돌아보니

그 길, 그 거리

희미한 그림자.

다시 걷는다

미로 같은

그 길을 다시 걷는다

차오른 눈물은

그리움 아쉬움

색 바랜 지도 꺼내

이곳저곳 돌아보니

보이는 건 그 시절, 그 추억.

끄러 안고 걷다 보니

그 소리 그 내음

옛 님 옛 얼굴

또렷한데

흐르는 시간 속에 길 잃은 나

낯 선 그 길 위에

표류한다.

아 어디로 갔나

세월의 거친 파도에 쓸려갔나

망각의 회오리에 날려갔나

제 자리 걸음으로 한참을 섰다 보니

이만큼 가까워진

옛길, 옛 거리.

텅 빈 그 자리에 솟아오른 변태(變態),

속으로 원망하며 돌아서는데

저만치 보이는 전봇대

의식을 거슬러 떠오르는 모습

옛길, 옛 거리에 아직도 남은

옛 시절, 질긴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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