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이별(離別)

by 최용훈

돌아설 수 없어

그대로 서있었다.

눈물을 보이기 싫어

하늘만 올려다보았다.

미워할 수 없어

그리워하기로 했다.

잊을 수 없어

그저 견디기로 했다.


사랑한다는 것은

아프다는 것은

너 없이 보낼

수많은 날을

잠들지 못하는 것

꿈꿀 수 없는 것

희미한 네 모습마저

이젠 보내야 한다는 것


왜 그랬을까

왜 그래야만 했을까


떠나가는 많은 것들에

작별을 고한다

너 없는 세상

더 이상 남겨질 것 없음을

홀로 걷는 이 길

닿을 곳은 없음을

누군가는 떠나기 어렵고

누군가는 남겨지기 어려운

이별은 그래서

멈추지 않는 자전(自轉)

만날 길 없는 평행(平行)


돌아설 수 없어서

잊을 수 없어서

빈 자취만 더듬는

어리석은 모색(摸索)

시린 기억의 삭제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아버지의 외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