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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김소월

by 최용훈 Mar 17. 2025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김소월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그림자 같은 벗 하나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얼마나 많은 세월을

쓸데없는 괴로움으로만 보내었겠습니까!


오늘은 또다시 당신의 가슴속, 속모를 곳을

울면서 나는 휘저어 버리고 떠납니다 그려.


허수한 맘, 둘 곳 없는 심사에 쓰라린 가슴은

그것이 사랑, 사랑이던 줄이 아니도 잊힙니다.


Whether Awake or Asleep, Sitting or Standing

                           Kim, So-wol


Whether awake or asleep, sitting or standing

I had a companion like a shadow.


But how many years

Had we spent in useless agonies?


Today I am just leaving in tears,

Stirring again the place deep in your unknown heart.  


My empty and bitter heart found nowhere,

It was love, nothing but love, I shall never forget.


그림자처럼 내게서 떠나지 않는, 언제든, 무엇을 하든 나와 함께 있던 그 사람이 그리운 날입니다. 서로 사랑하고 미워하며 보낸 그 숱한 날들이 왜 이리 서러워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또다시 눈물 속에 당신을 떠나는군요. 사랑은 왜 이리도 힘든 것인지요. 사랑의 흔적은 허무하고 쓰린 내 가슴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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