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김소월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그림자 같은 벗 하나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얼마나 많은 세월을
쓸데없는 괴로움으로만 보내었겠습니까!
오늘은 또다시 당신의 가슴속, 속모를 곳을
울면서 나는 휘저어 버리고 떠납니다 그려.
허수한 맘, 둘 곳 없는 심사에 쓰라린 가슴은
그것이 사랑, 사랑이던 줄이 아니도 잊힙니다.
Whether Awake or Asleep, Sitting or Standing
Kim, So-wol
Whether awake or asleep, sitting or standing
I had a companion like a shadow.
But how many years
Had we spent in useless agonies?
Today I am just leaving in tears,
Stirring again the place deep in your unknown heart.
My empty and bitter heart found nowhere,
It was love, nothing but love, I shall never forget.
그림자처럼 내게서 떠나지 않는, 언제든, 무엇을 하든 나와 함께 있던 그 사람이 그리운 날입니다. 서로 사랑하고 미워하며 보낸 그 숱한 날들이 왜 이리 서러워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또다시 눈물 속에 당신을 떠나는군요. 사랑은 왜 이리도 힘든 것인지요. 사랑의 흔적은 허무하고 쓰린 내 가슴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