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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보이지 않는 것은

by 최용훈

별빛은 내게 오지 않았다


하늘에 별이 보이지 않는다

가끔 홀로 빛나는 작은 별에

아, 목성! 알지도 못하는 별 이름

하나 주워댄다

하늘이 가려진 걸까

내 눈이 흐려진 걸까

별들이 보던 이 세상도 예전과는 다르겠지

작은 내 모습은 이제 먼지만도 못할 거야

해변에 누워 징그럽게 쏟아지던 별빛을 본 것은

언제인가 몸도 마음도 많이 달라진 나를

별들도 찾지 못한다

달빛은 바다를 건너 내게 오는데

별빛은 한 번도 내게 다가온 적이 없어

그 흔한 별똥별 하나 본 적 없는 나는

그 이유를 알고 말았다

하늘을 제대로 본 적이 없다는 것을

고개를 들어 시선을 하늘로 향해도

하늘을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것을

별처럼 수많은 사람들을

한 번도 제대로 바라보지 않았다는 것을

별이 내게 오지 않았던 것은

순전히 내 탓이었음을

흐려진 하늘이 아니라

닫힌 내 마음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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