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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Sep 21. 2020

당신께 드리는 말 선물 (50)

'잊지 않을 겁니다.'

Away

by Walter de la Mare    


There is no sorrow

Time heals never;

No loss, betrayal,

Beyond repair.

Balm for the soul, then,

Though grave shall sever

Lover from loved

And all they share.

See the sweet sun shines

The shower is over;

Flowers preen their beauty,

The day how fair!    


어떤 슬픔도 

시간은 치유할 수 있죠. 

어떤 상실, 어떤 배신도

되돌릴 수 있어요.

그건 영혼의 위안입니다. 

죽음이 

연인들을, 그들이 함께 나눈 것을 

갈라놓는다 하더라도.

아름답게 비추는 햇빛을 보세요. 

예쁜 꽃들이 뽐내고

날은 얼마나 화창한지요!  

(월터 드 라 메어 ‘멀리 떠나면’ 중에서)    


  시간이 흐르면 모든 것이 잊힐 수 있습니다. 망각은 우리가 받은 가장 큰 축복일지 모릅니다. 오늘의 어떤 아픔도 세월이 흘러 바라보면 기억의 저편으로 건너가 보이질 않죠. 너무나 사랑했고, 소중했던 사람도 이 세상에 없으면 내 마음 한 구석 어딘가에 희미한 그림자로 남을 뿐입니다. 일상은 어제처럼 계속되고, 새소리 바람소리 여전히 귓가를 맴돕니다. ‘인생은 단지 걸어가는 그림자’ 일뿐인데, 세상에 남긴 사소한 것들이 뭐 그리 대단하겠어요. 역사는 위대한 인물들에 관한 기록이니, 어디에서도 작은 우리의 흔적은 남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미련은 두지 말아야겠습니다. 욕심도 버려야죠. 내가 없는 세상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고, 내가 떠난 그 자리에 또다시 꽃들이 피어날 겁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빈자리가 여전히 가슴 아프고, 그와의 시간이 여전히 새로운 것은 무슨 까닭일까요. 시간이 치유한 슬픔은 그래서 그리움이 되고 영혼의 위안은 추억이 됩니다. 그리고 햇살 따뜻한 그 길을 나는 여전히 그와 함께 걷고 있습니다. 사랑했던 모든 이들을 난 언제나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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